올시즌 초반 KT 위즈의 안방마님 경쟁은 장성우(28)가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며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최근 장타력을 갖춘 이해창(31)이 불꽃 타격을 선보이면서 재점화 되는 모양새다.
이해창은 11일까지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4홈런 13타점 7득점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는 10개 구단 포수들과 비교해도 단연 돋보이는 성적으로 전체 포수들 중에 타점 1위, 홈런 공동 1위(LG 유강남 4개)를 기록하며 신형 ‘공격형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이해창은 장성우의 백업포수로 시즌을 출발하면서 초반까지만해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장성우가 포수로서 가지는 안정감과 경험을 높게 산 KT의 김진욱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고심 끝에 장성우를 주전 포수로 낙점했다.
지난해 장성우와 함께 번갈아 KT의 안방을 지키며 타율 0.272(254타수 69안타) 11홈런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냈던 이해창은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또다시 백업으로 밀려나게 되면서 주저앉는 듯 했지만 그는 묵묵히 방망이를 휘두르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려왔다.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멜 로하스 주니어와 ‘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 일명 ‘한만두’라는 KBO리그 사상 최초 기록을 작성한 이해창은 다음날 두산전에 올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날리면서 이후 꾸준히 선발 마스크를 쓰고 있다.
4일 ‘친정팀’ 넥센과의 맞대결에서 0대3으로 뒤진 3회초 넥센의 ‘토종 에이스’ 한현희를 상대로 추격의 좌월 솔로아치를 그린 뒤, 3경기서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11일 NC전에서 그의 방망이가 또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이해창은 양 팀이 2대2로 팽팽히 맞선 4회초 NC 선발 왕웨이중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5회초 2사 2,3루서 결승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특히, 이해창의 홈런은 왕웨이중의 KBO리그 첫 피홈런이었다.
5타수 4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2대4 대승을 이끈 이해창은 경기가 끝난 뒤 “니퍼트가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무조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맹타 비결에 대해 “어제(10일)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친 공이 외야 뜬공으로 잡혔는데 타구가 너무 잘 맞은 기분이었다. 그 감각을 오늘 경기까지 유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장성우와 이해창이 KT의 안방을 든든하게 책임지면서 롯데와 NC등 ‘포수 기근’에 시달리는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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