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타선 구축 불구 ‘선발진 불안’ 여전
‘거포’ 황재균ㆍ강백호의 합류와 ‘벌크업 효과’ 덕분에 새롭게 ‘대포 군단’으로 거듭난 kt wiz가 시즌 초반 돌풍에도 불구하고 선발진의 연이은 부진이 숙제로 남았다.
kt는 개막 이후 지난 1일까지 8경기서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와 ‘홈런 공장’ SK 와이번스, ‘천적’ 두산 베어스를 만나는 험난한 일정 속에서 5승(3패)을 수확하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이는 8경기서 무려 20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린 불꽃 타선의 활약 덕분이었다.
나란히 홈런 4개를 쏘아올린 ‘괴물 신인’ 강백호와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를 필두로 3개의 박경수, 2개씩을 터트린 황재균, 유한준, 이해창 등 상ㆍ하위 타선이 고르게 폭발하고 있다.
그러나 타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믿었던 선발진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쉽게 이기는 경기가 없이 어려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선발이 제 몫을 해준 경기는 SK 상대로 거둔 2승 뿐이며, 그것도 올해 선발 자리를 꿰찬 4,5선발 금민철, 류희운의 깜짝 호투 덕분이었다. 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투수도 류희운 밖에 없다.
지난해 ‘방어율 1위’에 빛나는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는 2경기 연속 비교적 무난한 피칭을 했지만, 5이닝 투구(24일 KIA전 5이닝 2실점, 30일 두산전 5이닝 3실점)에 그쳤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도 2경기에서 직구-체인지업의 단조로운 패턴이 읽혀 난타당하면서 1패, 방어율 8.38에 그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부활이 기대됐던 주권의 부진이 제일 심각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됐던 주권은 KIA와 두산을 상대로 등판한 두 경기서 7이닝 동안 무려 홈런 2개를 포함, 18안타를 얻어맞고 15점을 내주면서 방어율이 19.29에 달해 2군으로 강등됐다.
여기에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새로운 용병 더스틴 니퍼트의 경우, 2군 경기에 등판하며 1군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1군에 돌아와도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여줄지 의문이다. 결국, 선발진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지난해 ‘원투펀치’로 활약한 피어밴드와 고영표가 제 몫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란 야구계의 정설은 지난 2년간 ‘판타스틱 4’와 ‘20승 듀오’를 앞세워 나란히 패권을 안았던 두산과 KIA가 입증해줬다.
올 시즌 ‘핵타선’을 갖춘 kt가 목표로 내건 ‘탈꼴찌와 5할 승률’은 물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선 선발진의 안정이 절실하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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