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구>는 ‘할배’역을 맡은 이순재와 1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덕구역의 정지훈이 감성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일흔 살의 할아버지는 손주인 일곱 살 덕구와 다섯살 덕희에게 하나 뿐인 가족이다. 아들이 세상을 떠나자마자 사망보험금을 받아 몰래 쓴 며느리를 할아버지가 집에서 쫓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삶도 시한부 선고를 받아 얼마 남지 않았다. 세상에 남겨질 손주들을 위해 특별한 이별 선물을 준비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흔히 영화는 악역이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악역이 단 한명도 없다. 평화로운 농촌의 현실을 짚으면서도 어린이, 노인, 외국인 며느리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는다.
이순재는 영화에서 오롯이 ‘가족애’를 담아냈다. 덩그러니 담겨진 손주들을 위해 갈빗집에서 불판을 닦고 공병을 수거하는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모은다. 그 돈으로 손자들을 공부시키고, 따뜻한 아침밥과 저녁밥을 해먹이고 따뜻한 아랫목에서 잠을 재운다. 정작 본인은 구멍난 양말과 너덜너덜한 옷으로 지낼 뿐이다. 그러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할아버지는 여전히 손주들 생각과 걱정 뿐이다.
이순재는 영화 속에서 손주들을 똥강아지라고 부르며 예뻐하고, 손주들의 투정을 흐뭇한 미소로 받아줄 때 우리가 주변에서 늘 보던 할아버지였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덕구역의 정지훈은 때묻지 않은 아이 감성 그대로를 영화에 표현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순재와 정지훈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담백하면서도 큰 울림을 준다. 전체관람가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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