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전문·자율·자주성 부여 학생은 학습 주도자 미래 개척”
오는 6월 13일 치러질 인천시교육감 선거 출마를 위해 최근 부교육감을 사직하고 출마를 공식화한 박융수 전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은 “부교육감으로 3년 3개월, 권한대행으로 1년 6개월간 인천교육을 책임졌는데, 자격없는 후보들에게 교육을 맡겨 아이들을 내몰리게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박 전 부교육감은 “교육감의 가장 큰 업무는 교육부로부터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지난 3년 3개월동안 1조9천710억원이던 중앙정부 이전수입을 2017년 말 2조6천120억원까지 대폭 늘렸고, 6천410억원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인천시의 미전입금 2천619억원을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천교육은 지난 2번의 직선제 교육감이 모두 불미스러운 일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추락해 있는 상황”이라며 “29년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이미 검증을 거친 강점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교육과 정직한 행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 전 부교육감을 만나 그가 꿈꾸는 교육과 주요 정책들에 대해 들어봤다.
Q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A 정년이 8년이나 남아있고, 실질적으로 교육감과 월급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원해 교육감에 출마한다는 상상은 하기 힘들었다. 자본주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교육감 권한대행을 하는 1년 6개월동안 학부모나 지역사회에서 출마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다. 지금 출마한 후보가 과거 교육감과 연관돼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고, 그런 요청들을 거부하기 힘들었다. 학부모들의 요구도 있었고 여론조사도 1위를 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지금까지 인천교육을 책임져 왔는데, 자격 없는 후보들에게 맡겨 인천 아이들을 내몰 수 없다는 생각이 컸다.
Q 3+3무(無) 선거를 선언했다. 어떤 내용인가
A 앞에 3무는 세입부분, 자금과 관련된 3무다. 출판기념회를 하지 않고 후원금이나 기부금을 받지 않는 것, 선거펀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은 프리미엄 때문이다.
교육청은 직원들이 많은 조직이다. 3만명 직원 중 1만명이 5만원씩만 내고 가더라도 5억이다. 이 돈을 포기한 이유는 참석한 직원과 오지 않은 직원, 돈을 많이 낸 사람과 적게 낸 사람을 다 알게 되는데 차별없이 대할 자신이 없어서다. 공정한 인사를 할 수 있는 전제조건을 시작부터 만들기 위해 이런 정책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교육감 선거 보조금은 교육청 예산이 선관위로 가지출되는데, 이런 곳에서 절약해 종국에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영선거제도의 첫 출발을 만들고 싶었다.
뒤에 있는 3무는 트럭, 스피커, 율동선거원을 쓰지 않겠다는 것인데 결국 선거비용의 반을 차지하는 이런 것들을 절약해 선거비용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Q 말은 쉽지만, 실천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이는데
A 교육은 실천이다. 옳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누구도 시행하지 않은 이 일을 박융수의 도전과 실험으로 교육예산을 절약하고 아이들에게 돌아가도록하는 선거공영제도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로 나아갈 것이다.
3+3무 선거를 치르는 대신 적극적으로 각종 현장을 찾아 시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정책을 설명하고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인천이 넓어서 모든 현장을 다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나의 비전과 출마 이유 등을 개별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Q 인천시는 과밀학급과 학생 수 부족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곳이다. 해결책이 있나
A 단기적인 처방은 과밀학급 부분에 학교 설립을 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문제는 교육청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정책을 편중되게 했기 때문에 학교도 편중될 수밖에 없다. 결국 도시발전을 균형발전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통합 재배치도 필요하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학교 유치를 해야겠지만, 학부모, 시청 등과 함께 긴밀히 협의해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Q 교육감에 당선된다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A 다양한 니즈에 따라 교육을 제공하는 따뜻한 교육을 추진하려 한다. 교육감이 전문성을 갖춘 2만5천명의 교사에게 권한을 부여해 자율성과 자주성을 가지고 교육하게 하고, 학생들은 학습의 주도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게끔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칠것이다.
Q 다른 후보에 비해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A 29년동안 공직을 했다. 사무관부터 고위 공무원까지 올라오면서 엄격한 정부 검증시스템을 거쳤다. 여기까지 온 것은 이미 검증이 된 것이다. 시작을 교육부에서 했고 재정과 관련해 3년 3개월동안 얼마나 많은 돈을 가져왔는지도 검증됐다. 교육감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예산 확보와 관련해서도 전문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현재 후보들 중 중앙부처 관료를 아는 사람들, 재정비율을 제대로 인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런 부분은 다른 후보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라고 본다.
Q 마지막으로 인천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천은 2번이나 시행착오를 거쳤다. 교육의 장이 돈을 받고 감옥에 간 것은 씻을 수 없는 추락이다. 3만명 교육청 직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힘들다. 교육감 개인의 일탈이지만 직선제에 의해 시민들이 뽑은 교육감인 만큼 시민들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내가 교육감에 출마한 이유는 다른 후보자들이 전에 있던 교육감의 면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시민들에게 선택지를 줬다. 정답을 준 것이다. 정답이 있는 문제를 줬으니 시민들도 선택을 잘 선택해줘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이 교육감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고 답했는데, 이렇게 되면 또다시 교육감이 감옥에 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교육감은 30만 인천 아이들의 담임이다. 운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고 시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교육감의 면면을 제대로 공부하고 파헤쳐 인천 교육을 위해 누가 필요한지 심사숙고해 선택을 해야 과거 교육감의 추락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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