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학교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온라인에 번지는 ‘스쿨미투’

미투 운동이 전국을 회오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평택의 H여중ㆍ여고 미투 파문(본보 3월21일자 7면)을 비롯해 초ㆍ중ㆍ고교 등 청소년들의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글들이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SNS 스쿨미투에 쏟아지고 있다.

 

 학생 피해자들이 신분 노출 위험과 2차 피해를 우려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할 최후의 수단으로 익명성이 전제된 온라인 공간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교육 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 SNS ‘스쿨미투’ 페이지에선 전국적으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및 학교에서 근무 중인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성폭력 관련 피해 제보를 받고 있다. 해당 페이지에는 평택 및 서울, 청주 등 특정 학교의 성추행 및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부터 현직교사까지 지역을 불문하고 대한민국 교육계 전반에 만연한 성 관련 피해 게시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는 “체육선생님이 허벅지를 만졌다”, “학생부장이 팔뚝을 주무르고 속옷을 만지곤 했다”, “학예회 연습 때 여자아이들에게 반드시 교실 안에서 남자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게 했다”, “재수생 시절 고등학교 선생님한테 성폭행을 당했다” 등 학생들의 스쿨미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첫 발령 학교에서 교감이 여자는 학교 하나 옮길 때마다 값어치 떨어진다고 희롱했다”, “부장 L교사가 회식자리에서 제 두 손을 잡고 쓰다듬으면서 놓지 않아 너무 혼란스럽고 힘들었다”, “비정규직 강사였는데 교감이 백허그를 하더니 손으로 어깨와 엉덩이를 만졌다” 등 교사들의 학교 내 제보도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교육 전반에 걸쳐 드러나고 있는 성희롱ㆍ성폭력 스쿨미투가 논란이 되면서 학부모들과 시민 및 교육단체들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에 대해서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더 단호하고 강경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스쿨미투는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과거 부안여고, 예일디자인고, 여주자영농고, 서문여중ㆍ고, 가재울고 등 학교 내 성폭력 사건들이 언론에 끊임없이 보도됐지만 잠깐 조명만 받았을 뿐 근본적 해결책은 없었다”며 “교육부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성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5일 교육분야 성희롱ㆍ성폭력 근절 추진단(단장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출범하고 상반기 중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성희롱ㆍ성폭력 발생 및 예방, 대응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평택=최해영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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