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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칼럼] 한국정치 민주화와 3월의 회상
오피니언 김영래 칼럼

[김영래 칼럼] 한국정치 민주화와 3월의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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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틀 후면 3ㆍ15 마산의거 58주년이 된다. 3ㆍ15 마산의거는 1960년 3월15일 실시된 정·부통령선거에서 이기붕 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자유당이 부정선거를 획책하여 이에 항거,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트리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만든 한국정치 민주화를 위한 시위였다.

 

이승만 정권은 이후 4ㆍ19 학생혁명과 4월25일 전개된 대학교수들의 대통령 하야 시위 등이 연이어 일어나자, 이승만 대통령은 4월26일 “국민들의 원하면 하야 하겠다”고 하여 경무대(현재 청와대)를 떠남으로써 이승만 독재는 마감하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비록 독재를 하였지만 마지막 대통령직 하야 시에는 경찰에 의하여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이 희생되었다는 소식과 더불어 국민들의 하야 요구를 받아들여 경무대를 스스로 떠났다는 측면에서 민의를 받아들이는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은 일제로부터 해방 이후 신생국 건설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 오늘의 대한민국이 발전하는데 있어 초석을 쌓은 초대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1960년 3월5일 서울에서 첫 부정선거 반대 데모

3ㆍ15 마산의거 이전에 이미 자유당 정권이 획책하는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우선 2월28일 대구에서 개최된 민주당 장면 부통령후보 선거유세장에 고등학생들의 참석을 막기 위해 일요일에 강제로 등교를 시킴으로써 이에 항거한 2ㆍ28 대구학생의거가 있었으며, 이는 각 지역에서 부정선거 항거 시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제일 먼저 발생한 시위는 서울에서 있은 1960년 3월5일 학생들에 의한 부정선거 반대 시위였다. 지금까지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필자의 일기에 의하면 서울에서 당일 상당한 규모의 부정선거항의 시위가 있었다. 서울 동대문운동장(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광화문까지 평화적으로 전개된 시위였다. 필자는 1961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58년 동안 일기를 쓰고 있다.

 

3월5일 동대문야구장에서 당시 3ㆍ15 정·부통령 선거에 출마하였던 민주당의 장면 부통령 후보의 선거유세가 있었다. 당시 필자는 중학교 2학년생으로 당일 오후 동대문야구장에서 개최된 선거유세장에 갔다. 토요일 오후였으며, 민주당 장면 후보의 선거유세가 끝난 후 유세장에 모였던 학생들을 비롯한 1천여 명의 청중들이 동대문야구장에서부터 광화문까지 ‘공명선거를 실시하라’고 외치면서 질서정연하게 데모를 한 후 해산한 것으로 일기에 적혀있다.

이런 부정선거 항거시위는 일부 신문에 비록 작게 보도됐으나(동아일보 1960.3.6. 조간 3면 기사 참조), 필자의 일기장에 서울에서 3월5일 공명선거를 위한 학생데모는 4ㆍ19 학생혁명의 전초역할을 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3월은 정치에 새로운 기운이 움트는 달

3월은 무엇보다도 3ㆍ1 독립운동이 일어난 달이기에 우리 역사에서 가장 찬란하게 기록되고 있다. 3ㆍ1 독립운동 일제의 압제에 항거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한 강인한 민족정신과 정의와 평화에 대한 열망은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린 거사였다. 3ㆍ1 독립운동 정신이 오늘의 한국을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가로 발전시킨 원동력이다.

 

내년이면 3ㆍ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된다. 올해 99주년을 맞이하는 서울 종로에서 한마음으로 독립을 외치던 3ㆍ1 독립운동 때와는 달리 보수와 진보로 극명하게 엇갈린 태극기부대와 한반도기부대의 시위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시위를 했다.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이데올로기의 틀 속에서 갈등이 심화,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3ㆍ1절 1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3월1일에도 이런 모습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 혼자만의 바람일까. 새로운 봄 냄새가 움트는 3월과 같이 정치에도 새로운 화합과 평화의 기운이 돋기 바란다.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前 동덕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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