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춤추는 체인지업’을 무기로 새로운 kt wiz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27)가 새 시즌을 맞아 ‘선발 2년차 징크스’와 ‘잠수함 투수의 한계’에 도전한다.
2016년까지 불펜투수로 활약하다가 지난 시즌 처음 선발 변신을 시도한 고영표는 당초 우려와 달리 선발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시즌 중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으나, 25경기서 141.2이닝을 던져 8승12패, 방어율 5.08을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 돈 로치와 함께 kt의 선발진을 지탱해왔다.
규정 이닝(144이닝)에 단 2.1이닝이 부족했지만 kt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3선발이자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지난 시즌 KIA 타이거즈 임기영, SK 와이번스 박종훈 등과 함께 잠수함 선발투수 성공 시대를 열면서 연봉도 1억1천500만원으로 수직 상승, 프로데뷔 후 첫 억대 연봉에 진입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반면, 그가 불과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기 때문에 올 시즌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잠수함투수가 선발로 꾸준히 활약한 경우가 흔치 않았던 것도 불안요소다.
2016년 완봉승을 포함해 돌풍을 일으켰던 kt ‘원조 토종 에이스’ 주권은 지난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면서 선발자리를 내려놓았다. 2016시즌 15승7패, 방어율 3.90의 뛰어난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던 넥센 히어로즈 사이드암 투수 신재영도 이듬해 6승7패, 1세이브 2홀드, 방어율 4.54로 부진해 보직이 불펜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SK의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은 최근 몇 년간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얻었으나, 2017 시즌에야 첫 두자릿수 승리(12승7패, 방어율 4.10)에 성공한 케이스다.
2년차라고 해서 꼭 부진한 것은 아니지만 타자들은 점차 투수의 스타일에 익숙해지고, 그에 맞는 공략법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선발로 롱런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다만 고영표는 주무기 체인지업과 더불어 커브, 싱커 등 여러 구종을 던질 수 있어 선발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체인지업이 워낙 좋아 잠수함 투수의 천적인 좌타자를 상대로도 크게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월 22일 신년결의식에서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와 피어밴드를 제외한 선발 3자리의 경우 정해진 선수가 없다고 밝혔으나, 큰 이변이 없는 한 3선발 자리는 고영표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다.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고, 올해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지 기대가 된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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