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나란히 3위로 마감한 프로배구 ‘수원 남매’ 한국전력과 현대건설이 후반기 선두 추격과 함께 ‘봄배구’를 위한 안정권 굳히기에 나선다.
남자부 한국전력은 승점 37(12승12패)을 마크, 선두 천안 현대캐피탈(승점 54ㆍ17승7패)에게 무려 승점 17차로 뒤져있는 반면, 여자부 현대건설(승점 36ㆍ12승8패)은 1위 김천 한국도로공사(승점 42ㆍ14승6패)를 6점 차로 쫓으며 추격 가시권에 있다.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두 팀은 개막 이후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지난해 9월 KOVO컵에서 우승한 한국전력은 개막경기서 주전 세터 강민웅이 대퇴부 근육 파열로 시즌 아웃됐고, 서재덕, 윤봉우, 김인혁 마저 줄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새얼굴이 대거 등장하며 ‘잇몸배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신인 세터 이호건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4라운드 들어서는 신인 센터 강승윤까지 합류해 깜짝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백업으로 뛰던 선수들도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서재덕, 김인혁이 빠진 레프트에는 공재학이 활약했고, 삼성화재에서 방출된 이재목은 한 시즌을 쉰 뒤 올해 한국전력서 센터를 지키고 있다. 또 레프트에서 센터로 전향한 안우재도 높이에 힘을 실어줬다. 한국전력은 주포 펠리페와 토종 에이스 전광인이 건재하기 때문에 후반기 서재덕과 윤봉우가 돌아올 경우 막강 전력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부상병동’ 한국전력과 달리 현대건설은 롤러코스트 경기력이 발목을 잡았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하던 현대건설은 3라운드부터 주춤하면서 결국 도로공사와 화성 IBK기업은행에게 추월을 당했다.
나란히 블로킹 부문 1,2위에 오른 양효진(세트당 0.91개)과 김세영(세트장 0.79개)의 센터진 높이는 최강이지만 공격에서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의 기복이 심하다. 엘리자베스는 공격성공률 39.04%로 도로공사의 이바나(42.04%)와 IBK기업은행 메디(42.99%)처럼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도 세터 이다영, 라이트 황연주, 레프트 황민경 등으로 이뤄진 국가대표급 토종 라인업이 건재해 엘리자베스가 제몫을 해준다면 승점 6차를 극복하고 충분히 선두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모처럼 ‘수원 남매’가 후반기에 ‘봄배구’를 향해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광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