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t 선발진에서 제몫을 해준 선수는 방어율 1위에 오른 피어밴드(8승10패ㆍ방어율 3.04),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고영표(8승12패ㆍ방어율 5.08)와 함께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 외국인 우완 투수 돈 로치(4승15패ㆍ방어율 4.69) 뿐이었다. 기대했던 ‘토종 에이스’ 주권이 무너지면서 정성곤, 류희운, 김사율 등을 기용했으나 모두 반짝 활약에 그쳤다.
두산 베어스에서 KBO 7시즌 통산 94승(43패ㆍ방어율 3.48)을 거두며 확실한 ‘10승 카드’임을 입증한 니퍼트의 합류로 인해 선발진에 숨통이 트인 것은 사실이나 결국 남은 선발 두 자리는 기존 국내 선수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 시즌에도 kt는 선발로서 경험을 쌓아온 주권과 정성곤, 류희운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들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원조 토종 에이스’ 주권이다. kt 창단 이후 첫 국내선수 완봉승을 기록하는 등 2016년 6승8패, 방어율 5.10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지난해 연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국대표팀에도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WBC 참가로 인해 비시즌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린 주권은 결국 투구 밸런스를 잃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2군을 들락날락했다. 불펜으로 강등되면서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주력한 주권은 지난해 5승6패 1세이브 3홀드, 방어율 6.61에 그쳤으나 부상만 없을 경우 올 시즌 유력한 선발 후보로 꼽힌다.
또한 지난해 데뷔 첫 승을 신고한 kt ‘1호선수’ 우완 류희운도 기대주다. 지난 시즌 중반 선발진의 붕괴 속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했던 류희운은 4승4패, 방어율 7.67을 기록했다. 리그 후반에 갈수록 마운드에서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져 올해는 성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좌완 선발이란 희소성을 가진 정성곤의 경우, 가장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3승12패, 방어율 8.11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역시 관건은 고질병인 제구로 영점만 잡히면 선발 한자리를 꿰찰 확률이 높다.
이 밖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뽑혔던 좌완 핵심 불펜 심재민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한 베테랑 금민철, 우완 파이어볼러 배제성, 이종혁 등도 잠재적인 경쟁상대다. 창단 이후 가장 강력한 3선발을 구축한 kt가 새로운 토종 선발까지 발굴하며 2018시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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