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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칼럼]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와의 경쟁
오피니언 김영래 칼럼

[김영래 칼럼]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와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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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은 물론 학계, 언론계 등에서 민주주의(Democracy)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민주주의의 어원은 국민(Demos)과 지배(Kratos)의 합성어이다. 이는 다수의 국민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는 것으로 가장 이상적인 정치제도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각국이 경험한 정치제도로서 최선 아닌 차선의 제도로서 사회구성원 다수의 여론을 수렴, 정치에 반영시킨다는 차원에서 민주주의는 특별한 이론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민주주의를 채택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유민주주의 형태의 대의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주주의에 대한 논란의 핵심은 직접민주주의의 대안으로 등장한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함으로써 제기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등으로 고대 그리스와 같이 구성원 전체가 직접 참여하는 민주정치 운영은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민의 대표를 선출, 권한을 위임하여 등장한 것이 대의민주제도이다.

점증하는 대의민주주의의 위기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하여 선출한 대표들로 구성된 의회를 비롯한 정치권이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인 민주주의를 제대로 수행하지 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치인을 위한, 정치인에 의한, 정치인의 정치’를 행함으로써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Rousseau)가 말한 바와 같이 유권자는 선거 당일 하루만 주인행세를 하고 선거 후 정치인이 오히려 주인행세를 하는 것이 현대판 대의민주주의의 실상이다. 때문에 국민들은 정치인을 불신하고 또한 의회는 민생보다는 자신들의 권력 장악에 몰두, 정쟁만을 일삼거나 또는 소수의 특권층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된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한 형태인 국회의 탄핵소추안 결의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로서 이뤄진 것이기는 하지만, 이는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인 촛불시위에서 탄핵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국회가 대통령의 권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직접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을 외친 것이며, 이에 국회와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여론에 응답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결정된 신고리 원전5·6호기 공사 재개 결정 역시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로서 결정된 것이다. 정치권이 이에 대한 국민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정부는 시민들로 구성된 원전공론화위원회를 출범, 오랜 기간 조사와 토론 과정을 거쳐 원전공사 재개라는 성공적인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 증대

최근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의 개헌 초안에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대거 도입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국민투표로 정하는 ‘중요 정책 국민투표제’, 헌법·법률을 국회를 통하지 않고 국민이 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개헌안·법률안 국민발안제’ 등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따라서 사드 배치처럼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것이다.

 

대의민주정치의 상징인 국회가 당리당략이나 의원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한, 간접민주주의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따라서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는 거세질 것이다. 이는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들이 주인인 유권자를 무시,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다.

 

직접민주주의이든 대의민주주의이든 민주정치는 경쟁을 기본 원리로 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지금과 같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권력을 향유하고 싶으면 다원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대의민주주의를 효과적으로 운용, 직접민주주의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될 것이다.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거센 파도가 몰아치기 전에 정치인 스스로의 반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前 동덕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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