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쉼표찾기] 재활용품의 변신 ‘스폰지바느질아트’

버려진 물건에 새 숨결 입힌 ‘따뜻한 손길’

▲ 스폰지바느질아트 사진 (1)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티로폼 접시에 파란 돌고래, 산과 꽃, 만화 캐릭터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지난 1일까지 행궁길갤러리에서 열린 <제5회 스폰지바느질아트>전에서 전시한 작품들이다.

 

이 전시에서는 바이올린을 배우며 사춘기를 극복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상징한 작은 배냇저고리를 붙인 작품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버려진 물건을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말로 ‘새활용’이라고 부르는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물건에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킨다.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회용 스티로폼 접시로 업사이클링을 해볼 수 있는 활동을 소개한다. 바로 ‘스폰지바느질아트’다. 스폰지바느질아트를 처음 시도한 임승희 작가에게 스폰지바느질아트에 대해 들어봤다. 임 작가는 스폰지바느질아트 체험프로그램과 전시 등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편의상 스티로폼 접시를 스폰지라고 명명했다.

 

임 작가는 “스폰지바느질아트는 스티로폼 접시에 바늘과 털실을 이용해 그림 그리는 활동”이라며 “자수를 놓는다는 표현 대신 그림을 그린다는 표현을 쓴 것은 아이들은 접시 밑으로 감고 위로 뚫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드로잉에 가깝다고 생각해서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가 스폰지바느질아트를 창안하고 콘텐츠로 만들어온지 꼬박 6년째다. 아이들과 버려진 전자제품을 이용해 꾸준히 업사이클링 활동을 해오다가 주위에서 매일 버려지는 스티로폼 접시를 보고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임 작가는 “전자제품이나 버려진 제품으로 작품을 만드는 건 크기 때문에 이동할 때 어려움이 있어 가벼운 걸 찾다가 발견했다”면서 “똑똑 뚫리는 느낌이 재밌고, 밑그림 없이도 재미있게 그림 그릴 수 있어 선택했다”고 회고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스폰지바느질아트의 장점이다. 마트를 한 번만 갔다와도 구할 수 있는 스폰지 접시,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털실, 집에 있는 크레파스나 매직 등을 이용하면 된다. 임 작가는 “스폰지바느질아트는 재료를 구하거나 방법이 어려운 취미활동은 아니라 취미 생활에 적합하다”면서 “5번째 정기전을 진행했는데 3~4회 꾸준히 참여하며 스폰지바느질아트를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밝혔다.

 

스폰지를 캔버스로 이용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점이다. 제조 회사마다 크기와 질감이 달라 물감이나 크레파스를 얹었을 때 각기 다른 느낌이 나는 것도 매력이다. 임 작가는 “처음에 ‘발상의 전환이다, 아이디어가 좋다’라고 반응했던 사람들이 접시 하나하나에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작품으로 변신하는 걸 보고 더 놀라워한다”면서 “어떤 주제든지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활동, 어린이 독후활동, 예술치유활동, 태교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 작가는 “많은 사람이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분리하며 이걸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라며 “스폰지바느질아트는 작은 공간 위에 의미를 담아 표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취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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