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무역상 승선 거부로 텅 빈 평택항

국제훼리 승선 인원 대폭 감소… 선사들 적자 운항 불가피

▲ 지난 5일 오전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평소 중국 소무역상들롱 북적이던 이곳이 텅 빈 채 한산한 모습 이다. 최해영기자
▲ 평소 중국 소무역상들로 북적이던 평택항 국제터미널이 지난 5일 정부의 여행자와 승무원 등의 휴대품 물량 축소 시행에 항의하는 소무역상과 수집상들의 승선 거부로 텅 빈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해영기자
지난 5일 오전 10시 45분께 평소 입ㆍ출항 시 중국 소무역상(소무역상)들로 북적이던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이곳에는 평택항에 입항한 배에서 막 내린 몇몇 중국인 소무역상들만 있을 뿐, 터미널은 텅 빈 채 한산한 모습이었다.

 

특히 수집상들도 소무역상들과 동참, 농산물 수입을 거부하면서 휴대품으로 가져온 농산물을 판매하지 못한 소무역상들은 터미널 내 창고에 농산물을 쌓아놓고 한숨을 토하고 있었다. 농산물을 판매한 금액으로 한국 공산품 등을 구입, 이날 오후 출항하는 배를 타야 하는데 갖고 들어온 농산물을 판매하지 못해 배표조차 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책 없는 여행자와 승무원 등의 휴대품 물량 축소 시행 이후 평택항 소무역상들이 국제훼리 승선을 거부(본보 5일자 10면)하면서 500명 이상의 소무역상들이 승선하던 국제훼리의 승선 인원이 100여 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 때문에 각 선사 운항은 물론 평택항 전체 수ㆍ출입 물동량의 30~40%를 차지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각 선사가 운항 시 소요되는 항차당 운항료 1억여만 원의 30~40%에 해당하는 4천여만 원을 항차당 9만여 원하는 소무역상들의 표값으로 충당해 왔으나 소무역상들의 국제훼리 승선 거부로 인해 적자 운항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항차당 1천600여 명의 소무역상들을 나눠 태우고 중국 장수성(江蘇省) 렌윈강(連雲港) 주2항차 운항하는 렌윈강 훼리와 산둥성(山東省) 르자오(日照)ㆍ웨이;하이(威海)ㆍ옌타이(煙台)를 주 3항차 운항하는 국제훼리 등의 운항 횟수 제한 및 운항 중단 사태도 예고되고 있다.

 

소무역상 L씨(65)는 “한국 수집상들의 수집 거부 소식을 듣지 못해 평소처럼 배를 타 이런 일을 겪고 있다”며 “이번에 가져온 농산물만 판매하면 다시는 배를 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대란이 시작된 이날 평택항 오전 10시에 입항한 옌타이훼리의 경우 지난 3일 509명(상인 506명, 일반인 3명)을 태우고 입항했으나 이날은 177명(상인 171명, 일반인 6명)이 승선한 채 입항했다. 이날 오후 6시 51분 출항 시에는 135명(상인 132명, 일반 3명)이 탔다. 르자오국제훼리도 지난해 12월 29일 415명(상인 411명, 일반인 4명)이 승선했으나 이날 오후 6시 30분 입항 시에는 68명(상인 66명, 일반인 2명)만 태운 채 입항했다.

 

이에 대해 세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1년여 년 동안 홍보 등을 거쳐 추진한 정책이어서 세관이 답할 사안이 아니다. 현재로선 지켜볼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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