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동상 주변 “조형물과 불균형” 이유로 준공 3개월 만에 교체
1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중국 측으로부터 기증받은 높이 2.5m의 청동으로 제작된 안중근 의사 동상을 의정부역 앞 평화통일공원에 지난 8월 26일 세웠다. 기단 위에 놓인 동상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위해 달려가며 품 안에서 총을 꺼내는 형상을 하고 있다. 동상은 지난 10월 평화통일공원 준공식과 함께 시민들에게 공개되긴 했으나 중국 측 인사 참석 등이 협의되지 않아 아직 제막식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안중근 의사 동상이 세워진 기념공간에 설치한 보도블록이 같은 평화통일공원 안에 세워진 한미우호 증진탑 바닥 화강암과 비교해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체 작업을 단행키로 했다. 이에 시는 3천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8일부터 보도블록 3천300여 장을 걷어내는 동시에 이를 화강암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더욱이 의정부시를 포함한 경기북부지역에는 최근 한파특보가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공사를 중단했다. 그러나 시가 불까지 지피면서 바닥 공사를 강행하자, 시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민 K씨는 “안중근 의사 동상이 세워진 곳은 의정부 차 없는 거리에서 평화로를 거쳐 역전으로 가는 방향의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라며 “불편한 것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공사를 진행했으면 이중으로 예산이 낭비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P씨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보도블록을 한파 속에 화강암으로 바꾸는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은 뒤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미우호 상징 조형물과 균형이 맞지 않고 올해 예산을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 공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걷어낸 블록은 재활용할 예정이며, 날씨가 영상일 때만 공사를 하고, 최대한 빨리 마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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