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수원 한국전력이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에도 불구하고 백업 선수들이 훌륭히 그 공백을 메우며 ‘잇몸배구’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전력은 13일 현재 6승 9패 승점 21로 5위에 머물러 있으나 최근 5경기서 ‘대어’ 대전 삼성화재를 포함해 의정부 KB손해보험과 안산 OK저축은행을 잡으며 승점 10을 추가했다. 비록 순위는 5위에 그쳐있지만, 3위 대한한공(승점24ㆍ8승 7패)과도 승점 3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승점23ㆍ8승 7패)을 맹추격하고 있다.
사실 이번 시즌 한국전력은 ‘부상 병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전선수 명단을 살펴봐도 서재덕(28), 강민웅(32), 윤봉우(35) 등 포지션별 주축 선수들이 다 빠져 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펠리페, 전광인과 함께 삼각편대를 이루던 ‘살림꾼’ 서재덕이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자리를 비운 것이 뼈아팠다.
공격에서 서재덕 몫까지 해줘야 할 용병 펠리페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포’ 전광인에게 부담이 가중됐다. 그 결과 이달 초까지도 연패를 거듭하며 부진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서재덕의 자리에 신인 김인혁(22)이 들어와 제몫을 해주시 시작했다. 김인혁은 9경기 31세트에서 63득점(공격 성공률 45.60%)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김인혁 마저 지난 8일 훈련 도중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으며 또다시 부상 악령이 찾아왔다. 남자부 최강팀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또다시 전력누수가 생겨 한국전력의 승리를 예상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전력은 전혀 흔들림없이 삼성화재와의 일전에 나섰고, 김인혁 대신 투입된 공재학(26)이 이날 경기서 15득점(공격 성공률 68.42%)의 깜짝활약을 펼쳐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강민웅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신인 세터 이호건(21)의 활약도 눈에 띈다. 이호건은 세트 순위에서 현재 8위(세트당 7.28개)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세트 성공률에서도 552번 시도해 284번 성공해 51.4%를 기록하고 있다.
다행히도 핵심전력인 윤봉우와 서재덕이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베테랑 센터 윤봉우의 경우 훈련 중 허벅지 근육을 다쳤으나 다행히 근육 파열이 아닌 급성 염증으로 판명돼 치료에 집중한 끝에 14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복귀가 유력하다.
여기에 무릎 연골 수술 후 재활에 매진해 온 서재덕도 12월 말 복귀를 노리고 있다. ‘천군만마’ 윤봉우와 서재덕이 복귀하게 되면 한국전력은 시즌 처음으로 ‘완전체’를 꾸리게 된다.
윤봉우와 서재덕, 두 날개를 단 한국전력이 새해에는 상위권으로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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