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김영래 칼럼] 국회의원에 대한 불편한 진실
오피니언 김영래 칼럼

[김영래 칼럼] 국회의원에 대한 불편한 진실

김영래.JPG
지난 3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국내 7대 직업군별 신뢰도 설문조사 결과에서 정치인은 5점 만점 기준에 1.89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상기 조사는 정치인, 고위공직자, 경제인, 법조인, 언론인, 교육자, 종교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정치인은 최근 10년간 조사에서 매번 꼴찌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한국 정치인의 신뢰도 추락은 해외 조사에도 마찬가지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9월 발표한 2017년 국제경쟁력지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정치에 대한 공공의 신뢰도’(public trust in politicians)는 137개 국가 중 90위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경영인 1만4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로서 한국의 경제규모, 교육수준 등과 비교하면 정치인의 신뢰도는 한국정치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염치없이 세비 인상하는 국회

한국에서 정치인의 대표는 국회의원이다. 최근 국회의원들은 정치인이 왜 낮은 신뢰도를 받고 있는지를 또다시 국민들에게 보여 주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새해예산안의 법정통과 시한을 어기면서까지 정쟁을 했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세비 2.6% 인상은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제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은 세비삭감 30%를 당론으로 의결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쇼를 벌이기는 했지만 안건으로 다루지 않아 자동 폐기되었다. 심지어 개혁입법이 통과되지 않으며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서명까지 하는 쇼를 벌였지만 이것도 결국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 같이 되었다. ‘정부경쟁력 2015 보고서’에 의하면 1인당 GDP당 국회의원 보수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이 일본ㆍ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국회의원 보좌진 증원도 마찬가지이다. 국회는 인턴 대신 8급 직원을 채용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 11월17일 국회 운영위에 상정, 의결하여 23일 법사위원회 통과,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사천리로 가결됐다. 한국 국회의원의 보좌진 규모는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일본ㆍ한국의 6개국 중 지원 액수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데, 이를 1명 더 증원하여 내년 88억9천여만원의 국민 혈세가 소요된다.

 

국회의원들은 상당한 특권을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들 스스로 국회의원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의원이 얼마나 특권이 많은 좋은 직업인지를 모른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20대 국회에서 특권을 내려놓기 위한 약속은 많이 했지만 대부분 이행이 되고 있지 않다. 여론의 압력으로 겸직 금지, 연금 폐지 등은 통과됐지만, 의원징계 강화 등 민감한 개선안은 여야 공히 시간만 끌면서 눈치만 보다가 흐지부지하는 것이 관행이다.

국회의원 소환제 실시해야

필자는 지난해 10월 스웨덴을 방문, 의회를 시찰할 기회가 있었다. 대중교통 또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의원이 많고 세비도 한국보다 적으며, 지방에서 올라온 의원들은 시내 호텔에서 숙식을 하다가 회기가 끝나면 지역구로 다시 내려간다고 한다. 미국 경찰은 법을 위반한 의원을 현장에서 수갑을 채워 연행하기도 한다. 미국 수정헌법 제27조(의원 세비 변경)는 ‘상하의원의 세비 변경에 관한 법률은 다음 하원의원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효력을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규정, 해당 회기에 세비를 인상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현재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구성되어 권력구조 등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 우선 이번 개헌안에는 국회의원 소환제, 해당 국회의원 회기 내 세비동결과 같은 조항이 규정되었으면 한다. 자치단체장은 국민소환제를 채택하면서 같은 선출직인데 국회의원은 예외로 하는 것 역시 국회의원들만의 특권이 아닌가. 국회의원 스스로가 불편한 진실을 투명하게 공개, 유권자들로부터 따끔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前 동덕여대 총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