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광역·기초단체장 출마를 염두에 둔 일부 현직 구청장과 시의원 등이 출판기념회를 통한 ‘저서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출마 예정자들은 ‘출판기념회=편법 정치 후원금’이라는 사회 인식을 경계하며 신중 모드를 취하는 모양새도 나오고 있다.
3일 인천 정가에 따르면 인천시장 출마의지를 다지는 A구청장은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쯤 출판기념회를 열어 향후 인천 발전의 구상을 제시하는 등 차기 인천시장 출마를 위한 시동을 걸 예정이다.
A 구청장은 “그동안 인천지역에서 해온 것과 앞으로 인천지역을 위해 해야 할 것을 담은 책을 출판할 계획”이라며 “행사에만 참석해 얼굴만 알리는 것보다는 현안파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장 도전 의사를 굳힌 한 현직 인천시의원도 조만간 ‘에세이집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 밖에도 기초단체장 및 시의원 출마 예정자 다수도 출판기념회 준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는 선거의 생명과도 같은 인지도 높이기와 공식적인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는 창구라는 점에서 뿌리칠 수 없는 ‘유혹’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자신의 철학이나 살아온 이력을 전파하기보다 정치자금을 모으는 창구로만 활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인천에서는 B 전 국회의원이 지난 2013년 9월 출판기념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천여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현재 수감중에 있어 출판기념회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후보군중 일부는 출판기념회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경우 출판기념회보다는 내년초 예비후보 등록 이후 대대적인 출정식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장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전 인천시의원 C씨는 “출판기념회보다는 내년초 예비 후보 등록 이후 대대적인 출정식을 통해 출마를 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 인사도 “현재는 시당 안정에 힘쓴 뒤 내년 예비 후보 등록을 기점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출마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치신인이 자기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출판기념회가 될 수 있기에 일률적으로 통제·제한하거나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정치자금을 마련하려는 불법적인 용도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기에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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