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조직을 재계 유력기업으로 키워낸 언더보스 ‘나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검사 ‘최대식(이희준)’까지. 벼랑 끝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미옥>은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중심의 느와르다. 한국에서는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느와르 장르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직의 언더보스인 여성과 그녀를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을 그려낸 영화 <미옥>은 느와르라는 장르적 특징을 그대로 살림과 동시에 드라마적 요소를 강화시킨 도전적 작품이다. ‘나현정(김혜수)’은 화려한 외모 뒤 잔인한 면모를 지녔으며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서늘함과 비밀스러운 욕망을 지닌 인물이다. 또 나현정을 향한 임상훈의 복잡한 감정과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그녀에게 복수하는 최대식의 폭주가 영화를 이끌어간다.
김혜수는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현정이라는 인물에 매료됐다”며 “거칠고 폭력적인 남성 세계를 주도하는 나현정의 캐릭터가 흥미로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선균은 이번 영화에서 오직 ‘나현정’만을 위해 밑바닥부터 올라온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장르라 도전하고 싶었다”라면서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김혜수라는 배우가 왜 지금까지 한국 영화 중심에 있는지를 많이 깨닫게 됐다”며 김혜수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검사 최대식 역을 맡은 이희준은 “권력에 대한 거대한 야심과 나현정에 의해 위태로워진 모습까지 다면적인 얼굴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연출은 <장화홍련>, <달콤한인생> 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이안규 감독이 맡았다. 이안규 감독은 “모든 장르영화를 좋아하는데 특히 느와르를 보면서 수많은 여자 인물들은 대체 어디로 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느와르 장르에서 살아 숨쉬는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촬영감독으로는 <사도>, <은교> 등으로 활약해 청룡영화상 촬영상을 두차례 받은 김태경 감독이 활약했다. 김 촬영감독은 “무조건 강하고 거친 톤을 구사할 수 없었다”며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나현정, 임상훈의 무게감과 최대식의 비열함을 모두 담아내기 위해 톤의 조화에 각별히 신경썼다”고 밝혔다. 청소년관람불가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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