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시화호 겨울철새야…노랑부리저어새 등 수십만 마리 날아들어

큰 고니 경우 17년새 3천800여마리 급증
겨울철새 도래지 보호구역 지정 시급해

▲ 가을이 깊어가면서 안산 시화호에 겨울철새들이 등장했다. 절기상 상강인 23일 시화호 일대에 날아든 천연기념물 201호 고니와 205-2호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오리류와 함께 물위를 한가로이 헤엄치고 있다.  김시범기자
▲ 가을이 깊어가면서 안산 시화호에 겨울철새들이 등장했다. 절기상 상강인 23일 시화호 일대에 날아든 천연기념물 201호 고니와 205-2호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오리류와 함께 물위를 한가로이 헤엄치고 있다. 김시범기자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인 23일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거듭나고 있는 시화호에 반가운 겨울 손님이 찾아왔다.

 

서해안의 겨울 철새 도래지로 자리 잡은 시화호에는 매년 겨울이면 수십만 마리의 다양한 겨울 철새가 날아들어 우아하고 자유로운 몸짓으로 비행을 하며, 멀리에서 날아온 여독을 푼다.

 

시베리아 등 추운 지방에서 1차 선발대로 멀리에서 대송단지 내 대부습지에 날아온 겨울 철새는 현재 9만여 마리가 목격됐으며 이들 철새는 자맥질을 하며 다음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습지를 방문한 철새들은 물 위에서 먹이를 구하는 수면성 오리에 속하는 보호종 천연기념물 큰 고니 100여 마리를 비롯해 노랑부리저어새 150여 마리), 큰 기러기 3만5천여 마리 등 시화호를 찾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목격된 큰 고니는 지난 2000년 시화호에서 3마리가 목격됐으나 올해 1월에는 3천800여 마리가 목격되는 등 개체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시화호가 겨울 철새 도래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시화호는 철원과 김포, 한강 등 국내 다른 철새 도래지와 달리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철새가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충분한 수초는 물론 철새들이 좋아하는 민물 새우 등 먹기가 많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이날 시화호를 찾은 겨울 철새는 예년에 비해 조금 늦게 찾아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곳 시화호에서 3개월여 동안 자맥질을 하면서 대부습지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인 붕어마름을 뜯어 먹으며 천수만과 우포늪 등 다음 목적지로의 비행을 위해 몸만들기 시간을 갖는다.

 

다음 달 초에는 2차 선발대로 잠수성(물속에서 먹이를 구하는 겨울 철새) 오리떼가 시화호를 찾아 겨울을 보내게 된다.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는 “철새의 방문이 늦은 건 윤달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시화호가 철새 도래지로 안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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