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세점업계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큰 타격을 입은 면세점 업계의 임대료 인하 요구가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을 뒤흔들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가장 많은 면세점 매장을 소유한 롯데면세점 측이 임대료의 합리적 조정을 요청하는 정식 공문을 인천공항공사에 제출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처럼 지난 3월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국내 입국이 전면 중지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사업으로 꼽혀온 인천공항 면세점에도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여행업계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사실상 전무해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업계의 아우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사드 몸살’ 인천공항 면세점 업계, 임대료 구조변경 요구 ‘본격’
국토교통부는 9월 초 중국 사드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 지원책을 제시했다. 국제여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급감한 제주·청주·무안·양양 등 4개 국제공항의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료를 30% 인하하고 납부시기 역시 여객실적 정상화 때까지 유예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꼽히는 인천공항의 경우 이용객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대료 인하 대신 면세점 프로모션 지원예산을 기존 20억원에서 39억원으로 늘리는데 그쳐 업계의 반발을 샀다.
결국 인천공항에서 가장 많은 면세점을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철수 검토’를 언급하며 임대료 인하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롯데면세점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질적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합리적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롯데면세점 측은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 변경방안을 제시했다.
■ 상업시설 임대료 조정에 나서는 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임대료 인하는 ‘글쎄’
외국 관광객들만 방문할 수 있는 시내면세점과 달리 내·외국인 모두 이용 가능한 공항 면세점은 오랫동안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꼽혔다. 시내 면세점에 비해 상당히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함에도 공항 신규면세점 사업에 국내 대기업들이 면세사업권 확보에 열을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월 국내 사드배치의 보복조처로 중국 당국이 단체관광객 한국 입국을 금지하면서 면세점 업계의 위기가 닥쳐왔다. 해가 거듭할수록 성장해왔던 매출 증가세가 단 한 순간에 급락하자, 그동안 조용히 쌓여왔던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인천공항에서 가장 많은 면세점을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수익은 1조1천400억원으로, 이중 39.4%를 임대료로 지불했다. 면세점 업계 측은 인천공항 면세점의 기업 이미지 홍보효과가 크다는 분석은 인정하지만,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매출액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높은 임대료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4월 한산한 중국 관광객들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수원의 시내면세점
이런 가운데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상업시설 임대료 조정 용역’에 나서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용역을 통해 공사는 임대료 조정대상을 선별하고, 상업시설 임대료 조정에 따른 재무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공사는 이를 임대료 조정 협상 과정에서 분석자료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에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 일선 항공사 재배치 등 영업환경이 대거 변화를 맞는다. 공사는 ‘최초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은 이 같은 환경변화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업계들의 임대료 조정 협의 요구에 대한 대응전략 차원에서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다만 중국 단체관광객 입국금지 역시 예상치 못했던 환경변화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용역 결과가 면세점 업계에 어떻게 적용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면세점 뿐 아니라 인천공항 내 모든 상업시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며, 임대료 조정대상이 어느 곳인지는 끝나봐야 안다”고 선을 그었다.
유커 방문이 끊긴 지난 4월, 인천 신포동 상가에는 러시아 등 유럽 국적 관광객들이 기존 중국관광객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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