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 3개 분야 불꽃경연 펼쳐
방황 멈추고 미래준비 큰 도움
22일 오전 11시께 의정부시 신한대학교의 한 강의실. 험상궂은 인상에 온몸에 화려한 문신이 그려진 남성 여럿이 밀가루 반죽에 정성을 쏟고 있었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빵을 굽는 모습이 전문 요리가처럼 보이기까지 한 이들은 바로 옆에서 빵 만드는 모습을 곁눈질로 쳐다보기도 하며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쳤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들을 지켜보는 한편 꼼꼼하게 심사한 이는 스타 셰프로 유명한 오세득 셰프와 국내 11명 밖에 없는 제8호 함상훈 제과 명장. 심사위원들은 경쟁이 선의로 이어질 수 있게끔 이들을 독려했다.
이날은 불량아라고 손가락질 받아 온 보호소년들이 의정부지법 주최로 제과제빵, 메이크업, 네일아트 등 3분야를 놓고 경연 대회가 벌어진 날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맞이한 이번 대회에는 소년원 2곳, 소년보호시설 4곳 등지에서 50여 명이 참가했다.
경연이 끝난 후 함상훈 명장과 MBC 아카데미 뷰티스쿨 소속 전문가 등은 보호소년들에게 직접 시범 강의를 보이기도 했다. 손꼽히는 전문가들의 현란한 기술 시연에 참가한 아이들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날 마지막 시상식에선 상을 받는 아이에게 “축하한다”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이날 메이크업 부분에서 상을 받은 A양은 “이날 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 몇 달간 밤을 새가며 연습했다”며 “시설을 나가게 될 50여일 후에는 학원에 등록, 미용 전문가가 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상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주변 선생님과 친구들의 “괜찮다”는 격려가 오고 갔다. 상을 받지못해 다소 아쉬워하는 아이들은 응원해 준 지도교사에게 “너무 떨렸다”고 고백하며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로뎀청소년학교의 한 지도교사는 “지난해 해당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아이가 제과제빵사가 되기로 다짐해 현재 준비 중”이라며 “경연대회가 아이들이 방황을 멈추고 꿈을 찾아주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의정부지법 관계자는 “보호소년들은 어른들이 관심만 가져주면 올바르게 나갈 수 있을 만큼 여리다”며 “앞으로 법원이 보호소년들의 사회 적응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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