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가 맺어준 인연] 하남지사장 한정일씨 “신문 배달하다 지사장까지… 경기일보는 또다른 가족”

기다리는 독자 위해 29년간 하루도 안 쉬어
“두 아이 잘 키우고 손주도 얻어 행복한 나날”

▲ 한정일 하남지사장2
“경기일보 역사와 함께 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벅차고 뭉클합니다. 29년 장기구독자 이자 회사 일원으로서 경기일보가 앞으로도 지방언론의 선두주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응원하겠습니다.”

 

창간부터 한결같은 마음으로 경기일보를 구독하고, 신문 배달부에서 이제는 하남지사장 직까지 맞게 된 한정일 씨(60)는 ‘경기일보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결혼 직후 신혼이었던 1988년, 당시 31살의 나이로 생계를 위해 우연히 신문 배달을 시작하면서 경기일보와 첫 인연을 맺었다. 한 씨는 “뚜렷한 직업 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경기일보 덕분에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결혼까지 시키게 됐다”면서 “이제 손주도 얻었으니 경기일보는 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인생 2막을 열어준 고마운 존재 아니겠느냐”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29년 동안 배달 업무를 하면서 신문 발행일에 단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다는 한 씨. 한겨울 폭설과 여름철 장마에도, 먼 지방 지인의 상갓집을 가서도 혹여나 배달이 늦어질까 봐 당시 30여 만 원을 들여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열정을 보이며 배달 업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구독자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단 한 차례의 불착 사례도 남기지 않았고 ‘신문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항의도 받은 적이 없다. 한 씨는 “흔히 ‘하늘에 구멍이 났다’고 말하는 궂은 날씨에도 자정이 되면 어김없이 신문이 도착했다. 

배달이 힘든 날씨엔 차라리 안 왔으면 하는 바람도 컸었다”라며 “배달을 하다 보면 날씨 때문에 늦게 도착하는 언론사도 많았는데 경기일보는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먼저 신뢰를 보내는 회사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 온 것 같다”며 “또 저와 같이 29년간 경기일보를 구독하고, 기다려 주시는 고마운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함께 한 만큼 기억에 남는 일화도 많다. 한 씨는 “20여 년 전 석간신문 시절 기자들은 컴퓨터가 아닌 원고지에 직접 기사를 작성했던 아날로그 시대를 살았다”며 “배달을 하다 한 기자의 긴박한 요청으로 원고지와 사진을 직접 회사에 가져다 준 뒤 마감시간을 겨우 지켜 함께 기뻐했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또 애독자로서 인터넷의 등장과 스마트 기기의 급속한 보급 이후 위기에 놓인 신문 언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한 씨는 “교사나 공무원 등의 인사 발령을 신문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던 시절엔 많은 사람이 신문을 기다렸지만,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기사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즘엔 신문만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면서 “더 다양한 행사와 전 세대를 아울러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경기일보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한 씨는 “수도권 지역 열독률 1위 신문사로 지방언론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일보가 앞으로 30년을 넘어 50주년, 100주년까지 승승장구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사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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