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송은범 선수 배출 서흥초 야구부 해체 위기

37년 전통 야구 명문교 학부모·학생
시교육청앞 집회 “야구를 하고 싶다”
학교 “위장전입이 문제… 야구부 존치”

▲ 3일 오전 3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시 동구 서흥초교 야구부 학생들이 인천시 교육청 정문 앞에서 야구부 해체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주영민기자
▲ 3일 오전 3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시 동구 서흥초교 야구부 학생들이 인천시 교육청 정문 앞에서 야구부 해체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주영민기자
3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 원도심의 한 초등학교 야구부가 학교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이 학교는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 최지만 선수를 비롯해 송은범, 최금강 등 이름만 들으면 내노라할 선수들을 배출한 야구 명문학교다.

 

인천 중구 서흥초등학교 야구부 학부모와 학생 30여명은 3일 오전 인천시교육청 정문에서 집회를 열고 “우리 야구부를 제발 지켜달라. 야구를 하고 싶다”며 호소했다. 해당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번주 내내 시교육청 앞에서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학부모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교장공모제를 통해 이 학교로 전입 온 교장 A씨는 같은 해 11월 학교운영위원회에 ‘2017년 야구부 해체’에 대해 언급하는 등 최근까지 이 학교 야구부 폐지의사를 밝혀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었다. A교장은 야구 때문에 위장전입한 학생들이 확인되면 원적교로 전학을 보낼 것이며 이 같은 문제를 야기하는 야구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견해도 보였다는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현재 6학년생 8명을 포함한 15명의 학생이 선수로 뛰고 있는 서흥초 야구부는 6학년생들이 졸업하면 내년부터는 선수는 7명만 남게 된다.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없으면 야구부 운영이 어려워진다. 15명의 선수 중 절반이 넘는 8명이 야구부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한 학생일 정도로 기존 학구 내 학생만으로는 야구부 선수 충원이 힘든 상황이다.

 

반면, 학교측은 야구부 해체를 계획한 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학운위 회의에서 야구부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지만, 위장전입 문제에 대한 학교측의 입장을 전달한 것 뿐이지, 야구부 폐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 특히 학교측은 운동부 학생의 위장전입 문제는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 등에서 공문으로 내린 지시사항으로 원리원칙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야구부와 관련된 민원이 끊이지 않는 등 문제가 많지만 폐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위장전입의 경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근절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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