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능허대中 건물 활용안 표류위기

시교육청, 위센터·작은도서관 설치 계획
시의회, 인천교육시설단 예산 전액 삭감

인천시교육청이 학생들이 모두 전학 가면서 폐교로 남은 연수구 옥령동 능허대중학교에 대한 활용방안을 내놨지만, 인천시의회에 예산을 발목잡히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송도국제도시로 학교 이전 재배치가 확정돼 현재 폐교 상태로 있는 능허대중에 인천교육시설단(가칭)을 중심으로 위(Wee)센터, 작은도서관, 주민체육시성 등을 설치키로 했다. 능허대중 건물은 9천61㎡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됐다.

 

시교육청은 5층 다목적강당을 주민체육시설로 개방하고 작은 도서관과 강의실을 설치해 인근 주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수구청의 제안에 따라 녹청자 체험장 조성도 고려하는 등 주민 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인천교육시설단 설립은 능허대중 활용방안 중심 정책이다. 이에 시교육청은 인천교육시설단 설립예산 13억1천752만여원과 시설단사무실구축 예산 9천700여만원 등 14억여원의 예산을 이번 1차 추경가경정예산안에 잡았지만, 시의회가 전액 삭감한 것.

 

시의회는 전액 삭감이유로 “조례를 개정한 후 설립할 것”을 들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3월 개설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조례를 개정한 후 올해 10~11월 있을 3차 추경안에나 예산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애초 시교육청은 인천교육시설단 등 교육시설은 내년 1월까지, 작은 도서관등 주민 편의시설은 같은 해 3월까지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언제 조성을 완료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

 

교육 당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 설립을 최우선 순위로 두면서 인근 주민이 이용 가능한 방안을 고심한 시교육청은 능허대중 활용방안을 세우는데만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었다. 결국, 원도심 학교를 신도시로 옮기는 대신 해당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는 지역 여론을 수용해 최적안을 내놨지만, 시의회의 딴지 걸기로 시간만 더 허비하는 셈이 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정확한 삭감이유를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조례를 개정한 후 설립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조례를 개정한 후 다시 예산을 올리려면 빨라야 3차 추경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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