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1군 데뷔 첫 승 거둔 kt wiz 1호 선수 류희운

14일 삼성전서 4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7연패서 구해내

▲ kt wiz 우완 투수 류희운1
▲ kt wiz 우완 투수 류희운
팀이 8연패로 추락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등판한 ‘kt 1호 선수’ 류희운(22)이 KBO리그 1군 무대 3년 만에 감격의 첫 승을 신고했다.

 

우완투수 류희운은 14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고영표가 2이닝 만에 조기강판 된 뒤 마운드를 이어받아 4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로 kt의 7대5 역전승을 이끌었다. 

‘연패스토퍼’의 특명을 부여받고 등판한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2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자 김진욱 감독은 과감히 류희운을 3회부터 투입시켰고, 류희운은 완벽한 투구로 기대에 부응했다.

 

구종은 다양하지 않지만 150㎞대 빠른 공을 앞세운 류희운은 4이닝을 던지면서 5회말 러프에게 2루타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실점위기 없이 삼성 타자들을 압도적으로 봉쇄했다.

 

류희운은 이날 첫 승을 거두기 전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1군에서 2패만을 기록한 ‘미완의 대기’였다. 지난달 4일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등판 했으나, 4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3.2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연타를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강민호(2점)와 이대호(1점)에게 홈런 2개를 얻어맞은 것이 뼈아팠다.

 

이어 3경기에 구원등판 한 류희운 같은 달 31일 SK전에서 시즌 2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이번에는 4이닝을 넘긴 반면, 불안한 제구력이 발목을 잡았다. 안타를 3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으나 볼넷 4개를 남발했고, 결국 3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김동엽에게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이날 경기 이후 곧바로 2군에 내려가 절치부심한 그는 14일 1군에 합류하자마자 기회를 얻었고, 마침내 승리투수가 됐다.

 

류희운은 경기가 끝난 뒤 “데뷔 첫 승은 정말 생각도 못해 아직 얼떨떨하다. 불펜 투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길게 던지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승리나 홀드를 생각하지 않고 팀에 믿음직한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팀을 수렁에서 건져낸 ‘히어로’ 류희운이 지난 경기와 같이 자신감 있는 투구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kt의 선발 한자리를 충분히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천안 북일고 출신의 류희운은 2013년 창단한 kt wiz가 당시 신생팀 특별 우선지명으로 부산 개성고의 좌완 투수 심재민(23)과 함께 영입한 1호 선수다. 하지만 1군 데뷔 첫 시즌인 2015년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져 있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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