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개혁과 통합을 위한 제언

확고한 정책이념 갖고 국민과 소통 대한민국의 ‘진정한 미래’ 보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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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중심제하에서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운영 스타일은 국가의 안녕과 번영의 미래를 규정하고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더구나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초유의 탄핵 사태로 인해 새로운 유형의 갈등과 충돌이 잠재적으로 항존하는 정치사회적 상황에서 대통령과 정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위기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핵심적인 능력과 자질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첫째, 대통령의 확고하고 일관된 정책이념이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자신의 국정이념 및 목표를 제시해 국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어야 한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유주의 원칙과 누구나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 원칙이 공존하는 ‘비전제시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이념과 공약 실천을 통해 극단적으로 분열된 정파적 세력을 진정한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진정성 있는 소통과 참여, 의사결정 과정의 개방을 법적·제도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국가의 정책결정과정은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협상을 유도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시민사회의 요구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청와대뿐만 아니라 정부 각 부처의 참모와 보좌진, 정책담당자들의 소통과 조정은 말할 것도 없고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학계와 민간연구기관 등의 관리와 감시 기능도 효율적으로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를 이용해야 한다. 

그리하여 전(前) 대통령과 정부에서 숱하게 언급된 ‘비선 실세’ ‘문고리’ ‘밀실 인사’ 등에 대한 등속의 문제제기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중세의 조선시대 왕들조차 판단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일같이 유학자들, 대신들과 ‘경연(經筵)’을 개최하여 민심을 파악하고 그에 부합하는 어진 정치를 베풀기 위해 노력했다. 

 

셋째, 정책집행의 문제점이나 부정적인 정책효과 혹은 정책실패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정책참모들이 진정으로 책임지고 오류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상식적인 도덕명제이기는 하지만, 지난 대통령의 통치 기간에 끊임없이 문제가 된 ‘책임 전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강력한 요청이다. 

 

정책오류와 실패, 도덕성 문제를 끊임없이 ‘참모 탓’, ‘지인 탓’, ‘언론 탓’, 심지어 ‘국민 탓’으로 돌리면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라는 ‘유체이탈적’ 대국민 담화는 공분을 넘어서 전국민적인 허탈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조선시대 왕들조차 민본정치의 실패와 민심이반은 물론이고 가뭄과 홍수를 포함한 자연적 재앙조차 왕 스스로의 덕성 부족과 수양 부족의 소치로 간주하여 유학자들에게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

 

넷째, 경제규모 10위권의 안팎을 달리는 경제 대국에 부합하는 외교적 목소리와 주장을 효과적으로 국제사회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트럼프 집권 이후 변화된 한반도 정책과 G2로서 급부상한 중국의 대외정책 등 변화된 국제환경과 맞물려 북핵문제와 사드배치 문제 등 직접적인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위상을 정립하고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신뢰성 있는 정책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더구나 대부분의 국민이 급변하는 주변 환경이 한국경제 및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와 불안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 및 정부의 외교정책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국민적으로 홍보하고 안정감을 형성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 일본, 러시아의 패권을 견제하고 순화시킬 수 있는 모든 수단과 전략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동아시아 질서 속에서 대통령이 준용해야 할 외교정책의 제1원칙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확대하고 한반도 평화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이념적 또는 도덕적 사고에 매몰된 접근이 아니라 득과 실을 따지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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