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은 이도희(49) 감독은 기본기를 바탕으로한 과감한 플레이로 조직적이고 재밌는 배구를 구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역시절 호남정유에서 국보급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이도희 감독은 은퇴 후 흥국생명과 GS칼텍스 코치를 역임한 뒤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현대건설의 사령탑에 오른 그는 선배들을 따라 여성 지도자의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7일 현대건설 훈련장에서 만난 이도희 감독은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가 주어져 설레고, 무엇보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잘 접목시켜 현대건설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여성 감독 최초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부담감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박미희 감독님이 잘 걸어가셨기 때문에 배운다는 생각으로 한 발 한 발 쫓아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지켜본 현대건설은 블로킹을 비롯한 높이가 좋고, 공격라인의 다양성을 갖췄지만 서브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 부분은 아직 부족하다. 좀더 짜임새 있는 경기를 치르기 위해 비시즌 동안 강도높은 훈련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565개의 범실로 GS칼텍스(626개)에 이어 6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실책을 범한것에 대해 이 감독은 “범실의 갯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시점에 범실하냐가 더 중요하다. 선수들이 범실을 두려워하면 모든 부분에서 과감성이 떨어진다”라며 “범실을 줄이기보다는 선수들이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도록 주문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아직 어떤 색깔의 팀을 만들겠다는 말은 시기상조다. 현 구성원과 함께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선수시절 워낙 힘들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배구를 지겨워하지 않도록 운동할 때 집중하고, 쉴 때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줄 생각이다. 새로운 시즌에는 ‘현대건설 많이 노력했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완식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