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토종 에이스’ 주권(22)이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희망과 걱정을 동시에 남겼다.
주권은 지난 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로 출격해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팀 타선이 두산 선발 장원준에게 꽁꽁 묶여 패전투수가 됐지만 여러차례 위기를 맞으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지난달 23일 시범경기 넥센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16안타, 15실점으로 KBO 최다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주권은 올 시즌 첫 등판과 관련해 여러모로 주목을 받았다.
SK 와이번스와의 개막 3연전을 스윕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t가 ‘천적’ 두산을 상대로 4연승에 성공할지 여부와 선발 주권이 15실점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홈 팬들 앞에선 주권은 1회부터 힘을 냈다.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에반스와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타자 양의지를 침착하게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종료했다. 그러나 2회 흔들리는 제구력이 결국 실점의 빌미가 됐다.
2회에만 볼넷을 3개나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특히 무려 5타자에게 초구 볼을 던지면서 볼카운트를 어렵게 끌고 간 것이 위기를 자초한 원인이었다. 3회와 4회에도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땅볼로 병살을 유도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 위안거리였다.
이날 경기에서 주권은 86개의 볼을 던져 스트라이크 48개와 볼 38개를 기록했으나 초구 볼이 많았고, 변화구 중에 체인지업(9개 중 볼 5개)과 포크볼(17개 중 볼 12개)의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 결정구로 쓰는 데 애를 먹었다. 따라서 앞으로 무엇보다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지와 변화구 제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진욱 감독은 “주권은 나이에 비해 마운드에서 듬직하고 자기만의 루틴을 잘 유지하는 선수다. 선발로 기본 이상은 할 선수로 믿기 때문에 앞으로 부담을 갖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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