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물품 통관 불가”… 사드 보복에 평택항 보따리상 한숨

상인 1천여명 생계 직격탄 선사는 운항 중단 우려
운임 인하 등 자구책 마련

▲ 북적였던 평택항이 지금은 썰렁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소무역(보따리)상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세관이 한중 카페리의 소무역상 물품에 대해 ‘통관 불가’를 통보한 13일 평소 짐과 인파로 가득했던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 수하물장이 텅 비어있다. 한 관계자는 “소무역상들이 화장품•밥통 등 공산품을 중국에 가져가 이윤을 남겼으나 지금은 담배 5갑만이 허용된다”며 “평소 600여 명의 소무역상이 탑승하던 페리에 14일에는 140여 명만이 승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오른쪽은 지난해 5월 소무역상의 물품으로 가득했던 국제여객터미널. 오승현기자ㆍ경기일보DB
▲ 북적였던 평택항이 지금은 썰렁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소무역(보따리)상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세관이 한중 카페리의 소무역상 물품에 대해 ‘통관 불가’를 통보한 13일 평소 짐과 인파로 가득했던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 수하물장이 텅 비어있다. 한 관계자는 “소무역상들이 화장품·밥통 등 공산품을 중국에 가져가 이윤을 남겼으나 지금은 담배 5갑만이 허용된다”며 “평소 600여 명의 소무역상이 탑승하던 페리에 14일에는 140여 명만이 승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오른쪽은 지난해 5월 소무역상의 물품으로 가득했던 국제여객터미널. 오승현기자ㆍ경기일보DB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평택 당진항(평당항) 등지에서 배에서 노숙하며 곡물 등의 수출입으로 최저 생계비를 조달하고 있는 수무역상(배숙자)들에게까지 규제조치를 전면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평택 당진항의 경우, 중국 르자오(日照)ㆍ옌타이(煙臺)ㆍ웨이하이(威海)ㆍ롄윈강(連雲港) 등 4개 한중 카페리 항로를 운항 중으로 사실상 소무역상들의 뱃삯으로 항차당 5천여만 원이 소요되는 기름 값 등을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무역상들의 휴대품을 전면 금지하면 소무역상들의 승선 거부로 선사들의 운항 중단마저 우려되고 있다.

 

13일 평택항소무역(보따리)연합회에 따르면 중국 세관이 이날부터 중국에 입항하는 한중 카페리 선박의 보따리상 물품을 통관시켜 주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이로 인해 평택항과 중국 4개항에서 활동하며 1인당 왕복 12만여 원의 뱃삯을 지불해오고 있는 2천여 명의 한ㆍ중 소무역상들의 승선 필요성이 상실됐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배에서 숙박하며 생계를 이어온 한국인 소무역상 1천여 명의 생계대책마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선사는 보따리상 뱃삯으로 항차당 5천만∼6천만 원이 소요되는 기름 값과 기본 운영비 등을 조달하지 못해 운항 중단도 우려되고 있어 평택항의 존폐위기감마저 제기되고 있다. 선사들은 이에 따라 보따리 상인들의 승선거부를 막기 위해 운임(뱃삯) 대폭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화장품 등 공산품, 중국에서 참깨 등 농산물 등을 들여와 월 60여만 원의 시세차익으로 생활하고 있는 소 무역상들에게는 사실상 조족지혈 대책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사 관계자는 “왕복 12만 원 정도 하는 운임을 7만∼8만 원으로 대폭 인하, 보따리 상인들의 승선을 유도할 계획으로 있다”며 “이처럼 되면 중국으로 가져가 판매하는 수익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웅 평택항소무역연합회 이사장은 “한국의 화장품 등 공산품을 중국에 판매, 1항차에 1인당 3만∼4만 원의 이득을 보기 위해 한 달에 25일 이상 배에서 잠을 자며 소무역을 하고 있다”며 “중국 세관의 사드 보복으로 배를 탈 이유가 없어져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평택=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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