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영장 천장 ‘와르르’ 5분만 늦었어도… 참사 모면

인천시학생수영장 단열재 폭삭 수영수업 마친 28명 ‘긴급 대피’

인천의 한 실내수영장 천장 내장재가 무너져 훈련을 마치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학생 1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훈련이 끝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일 인천 남동소방서와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동인천중학교 인근 인천시 학생수영장의 천장 내장재가 무너졌다. 3∼6m 높이의 천장에 설치된 단열재 스펀지(SST 접합 단열재)와 스펀지를 받치던 0.5㎝ 두께의 철제 패널 등이 수영장 바닥으로 추락했다. 스펀지와 철제 패널을 연결한 볼트와 너트도 바닥에 떨어졌다.

 

사고 발생 당시, 오전 훈련이 끝나 수영장이 비어 있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영장 옆 별도의 건물에 마련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4개 학교 수영선수 11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훈련한 28명 가운데 나머지 학생 수영선수 17명은 이미 수영장 건물 밖으로 나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 L씨(39·여)는 “코치선생님과 수영장 건물 밖에 있었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크게 나 놀라 들어갔더니 천장 내장재가 무너져 있었다”며 “탈의실에 있던 아이들도 소리를 지르며 헐레벌떡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20일 오전 11시 49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동인천중학교 내 실내 수영장 천장이 무너져 내린 가운데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장용준기자
▲ 20일 오전 11시 49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동인천중학교 내 실내 수영장 천장이 무너져 내린 가운데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장용준기자
지난 1986년에 지어진 이 수영장은 연면적 1천553㎡ 규모로 50m 레인 6개를 갖췄다. 인천시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수영선수가 주로 이용하는 시설로, 동인천중학교 용지 내에 있지만 이 학교 전용 시설은 아니다.

 

수영장 측은 지난해 6∼9월 천장 1천292㎡에 걸쳐 단열재 아래에 철판을 대는 공사를 했다. 그러나 얼마 후 “천장에서 볼트와 너트가 떨어진다”는 민원이 수영장 측에 접수돼 해당 시공사에 보수를 요구했지만, 시공사는 부도가 나 다른 업체를 통해 볼트와 너트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내장재 보수 공사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뒤, 당시 시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시설팀과 안전팀 관계자를 사고 현장에 보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이날 수영장 측은 사고 발생 19분이 지난 오전 11시 49분께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돼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난마저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탈의실에 있던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키느라 신고가 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 20일 오전 11시 49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동인천중학교 내 실내 수영장 천장이 무너져 내린 가운데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장용준기자
▲ 20일 오전 11시 49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동인천중학교 내 실내 수영장 천장이 무너져 내린 가운데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장용준기자

양광범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