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인천교육 ‘험로’ 예고

박융수 권한대행 “정상화 집중” 밝혔지만 임기 임박… 행정·사업 ‘차질’ 불가피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이 법정구속되면서, 박융수 교육감 권한대행이 차질없는 인천 교육 정상화 추진을 선언했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그동안 교육청 입장을 주도로 추진된 외부기관과의 협력사업도 사실상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박 권한대행은 이청연 교육감 법정구속 다음날인 지난 10일 ‘인천시민과 인천교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인천 교육행정 정상화를 선언했다.

 

박 권한대행은 “법정구속된 이청연 교육감을 지근에서 모셨던 사람으로서 인천시민들에 사죄한다”며 “그러나 마냥 사죄만 하고 멍하니 있을 수는 없다. 정상적이고 상식적 수준에서 우리 아이들과 인천 교육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권한대행의 실질적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수장 공백에 따른 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12월 부임한 박 권한대행은 통상적인 부교육감 재임기간인 2년을 이미 넘겼다. 이렇다 보니 인사권을 쥔 교육부의 판단으로 부교육감이 교체되면 인천을 잘 알지 못하는 교육부 고위공무원 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시와 시의회, 일선 군·구와 협력이 필요한 시교육청 사업 대부분은 사실상 멈춰 설 가능성이 크다. 박 권한대행이 외치보다 내치에 역점을 두겠다고 선언한 만큼, 현안사업을 둘러싼 외부기관과의 논의테이블은 지금보다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장 시가 추진하는 시교육청 부지의 서구 루원시티 이전사업을 비롯해, 올해 첫 시행된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에 따른 각 기관별 재원 분담비율 재논의, 시교육청과 군·구가 함께 추진하는 교육혁신지구 지정사업 등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이른바 ‘이청연 사람들’로 시교육청에 합류한 인사들의 거취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육감 선거운동본부에서 주요역할을 했던 김은종 비서실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하고 이달까지만 근무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 부서에 근무하는 이 교육감 캠프 출신인사들의 거취문제가 불거지면 교육청 내부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이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 등을 잇따라 만나 인천지역 상황을 설명하고 인사유예를 요청한 만큼 갑작스러운 부교육감 교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청연 교육감의 법정구속을 두고 새누리당 인천시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보수진영은 물론 인천시민단체연합 등 진보진영에서조차 이 교육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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