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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칼럼] 복지공약과 사회적 합의
오피니언 김영래 칼럼

[김영래 칼럼] 복지공약과 사회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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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대선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의 공약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개헌, 군복무기간 단축, 교육, 북한 핵문제 등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대선 후보자들은 자신만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주장하면서 각종 해결책을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중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공약은 복지문제일 것이다. 선진국가들은 복지사회를 통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때문에 선진복지사회를 추구하고 있는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대선 후보들이 복지 공약을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고 또한 바람직한 시대적 추세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복지공약은 기본소득제, 아동수당, 기초노령연금 등이다. 아동수당과 같은 제도 등은 이미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이며, 우리나라도 기초노령연금 등은 선별적으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새로운 제도는 아니다.

 

그러나 대선후보자들이 우후죽순으로 내세우고 있는 각종 복지공약이 철저한 검토와 실현가능성을 전제한 차원에서 제시된 공약인지 또는 선거에서 표만 얻기 위하여 임기응변적으로 포퓰리즘의 형태로 내세운 공약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북유럽 복지국가

 

필자는 지난해 하반기 스웨덴, 노르웨이 등을 방문, 북유럽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복지정책을 시찰할 기회가 있었다. 이들 국가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복지선진국이다. 이들 국가들은 우리나라와는 경제규모, 인구는 물론 정치사회체제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유사한 기준으로 대비하기는 다소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들 국가들도 초기에는 복지제도를 실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제한된 재정과 폭증하는 복지 수요를 균형있게 조화시키는 것은 가장 힘든 과제였다. 즉 복지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고 이들 재원은 결국 기업과 노동자들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운 과제를 이들 국가들이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사회조합주의(social corporatism) 국가로서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는 사회적 합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즉 임금문제, 노동 유연성 등과 같은 기업과 노동자들 간의 갈등이 있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노동자·사용자·정부 합의에 의하여 해결하기 때문에 큰 충돌없이 사회적 안정을 통하여 오늘의 복지국가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사회조합주의는 후기 자유주의적 선진민주복지국가에서 나타나는 유형으로 국가 통치력 약화에 따른 통치력 보강과 사회경제적 위기 해소를 위해 이익집단 상호 간의 타협과 협력을 하는 체제이다. 특히 사업자와 노동자 집단이 자율성을 가지고 정부와 상호 조정 하에 노사문제를 비롯하여 각종 사회적 쟁점들을 해결하는 것이며, 이런 과정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하고 있다.

 

사회적 신뢰 기구 활성화 방안 제시해야

사회적 자본은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것으로 이는 사회적 안정과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복지정책을 실천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하여 노동조합 대표들이 불참하여 사실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사정위원회 실상을 볼 때 지금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복지정책들이 공약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때문에 후보들은 복지정책을 논하기 전에 북유럽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끈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사회적 신뢰기구를 어떻게 운영, 제도화 할 수 있는 방법부터 우선 제시해야 될 것이 아닌가.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前 동덕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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