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이 2000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지만, 올해 전망치는 수출제품 분야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는 여전히 맑은 가운데 자동차와 화장품은 먹구름이 끼었다.
23일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와 한국은행 인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은 16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인천의 지난해 수출액은 358억 달러로, 2015년보다 14.8%나 증가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두 자리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수출 전망은 제품 분야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기업인 앰코는 오는 5월 K5 송도사업장 준공식을 갖는다. 앰코 송도 공장에서 고부가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이 가동되면, 인천지역 반도체 수출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함께 바이오 분야도 앞날이 밝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앵커 기업이 송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일본 올림푸스 의료 트레이닝센터가 착공하고 독일 머크 엠랩 협업센터와 미국 GE헬스케어의 패스트 트랙센터가 둥지를 틀었다.
또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고, 약사가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놨다. 이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세계 시장 점유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전망치가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 트럼프 당선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미FTA 중심 품목인 자동차산업이 제일 큰 영향을 받을 거라는 전망이다.
한은 인천본부 관계자는 “미국이 올해 경기 상황이 개선되면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유지된다면 부정적 영향이 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장품 산업 역시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중국이 수출입 검사를 대폭 강화하면서 인천은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은 전국 산단 중 화장품 관련 업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돼 제품 연구개발과 새로운 판로 개척이 시급한 실정이다.
무협 인천본부는 올해 인천 수출 실적이 지난해보단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협 인천본부 관계자는 “올해 국내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수출 물량이 줄어들며 인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출 전시회와 상담회, 담당자 연수 등으로 지역 수출기업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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