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하위권 반란 ‘고춧가루 경계령’

강팀 잡는 변수로 등장… 상위권 순위 ‘엎치락뒤치락’

반환점을 돈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에서 최근 중ㆍ하위권팀들의 반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선두 인천 대한항공(14승6패ㆍ승점 40)과 2ㆍ3위인 천안 현대캐피탈(13승7패ㆍ승점39), 수원 한국전력(14승6패ㆍ승점 37)의 선두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연승행진을 벌이던 이들 세팀은 중ㆍ하위권 팀들에게 발목이 잡혀 선두를 뺏기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현재 선두는 대한항공으로 지난 4일 한국전력에 3대0 완승을 거두며 선두를 탈환했으나, 2위 현대캐피탈과 3위 한국전력과의 격차가 얼마 되지 않아 언제든 선두가 뒤바뀔수 있는 형국이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에서는 전력평준화가 두드러지며 독주하는 팀을 찾기가 어렵게 됐다. 선두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30일 구미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1대3으로 패했고, 11월 24일 서울 우리카드에게 역시 1대3으로 일격을 당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하던 대한항공으로서는 중하위권 팀들에게 당한 2패가 치명적으로 작용해 3라운드 이후 현대캐피탈에게 선두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이 낫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기록한 6패 중 4패를 중하위권 팀들에게 당하며 선두 문턱에서 번번히 주저앉았다. 지난해 11월 2일과 5일 연속으로 우리카드와 ‘꼴찌’ 안산 OK저축은행에게 발목이 잡혔으며, 11월 30일에는 KB손해보험에게 완패를 당했다. 

또 6연승을 달리던 12월에도 27일 우리카드에게 2대3으로 일격을 당해 기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2위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천적으로 자리잡은 한국전력에게 3패, 선두 대한항공에게 2패로 밀렸을 뿐 중하위권 팀들 중에는 ‘라이벌’ 삼성화재에게만 1패를 당해 위안을 삼았다.

 

한편, 끈끈한 조직력의 4위 우리카드가 ‘강팀 킬러’로 부상한 가운데 주포 박철우가 복귀한 ‘전통의 강호’ 삼성화재도 호시탐탐 선두권 도약을 노리고 있어 후반기 남자부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복병’ KB손해보험과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도 언제든 치고 올라갈 힘을 갖고 있어 선두권 3팀에게 내려진 ‘고춧가루 경계령’이 4라운드 이후의 선두권 싸움과 각 팀의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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