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명성에 금간 OK저축은행, 용병보다 허술해진 조직력이 문제

남자 프로배구 ‘디펜딩 챔피언’ 안산 OK저축은행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꼴찌’ OK저축은행은 지난 20일 구미 KB손해보험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3으로 패하며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이 거둔 승리는 단 3승(14패). 창단 이듬해인 2014-2015시즌과 2015-2016시즌 챔피언에 등극하며 ‘신흥강호’로 떠오른 OK저축은행이지만 올 시즌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부진은 지난 시즌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쳐준 ‘쿠바산 폭격기’ 로버트랜드 시몬의 빈자리를 메워줄 대체자를 찾지 못한 것이 크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인한 허술해진 조직력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21일 현재 OK저축은행은 17경기에서 450개(경기당 평균 26.4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7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범실을 기록중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인천 대한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68개(평균 24.1개)의 범실을 저질렀지만 공격 1위, 서브 1위, 득점 2위, 블로킹 2위 등 날카로운 공격 덕분에 2위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대한항공(384개) 보다 무려 60여개의 범실을 더 기록한 OK저축은행은 서브 4위, 득점 7위, 블로킹 7위 등 각종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특히, 공격성공률의 경우 50.98%로 KB손해보험(50.81%)에 힘겹게 앞서 6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무뎌딘 창끝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시즌이 절반도 치러지지 않은 만큼 희망은 남아 있다. 두 번의 교체 끝에 영입한 외국인 선수 모하메드가 최근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선수들도 하나 둘씩 코트에 복귀하고 있다. 남은 기간 조직력과 집중력을 견고히 다진다면 충분히 봄배구에 도전해 볼만 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OK저축은행이 패기를 앞세워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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