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지역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크게 높아졌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미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극복하려면 지역 내 반도체 관련 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발표한 ‘인천경제리뷰-최근 인천지역 반도체 산업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인천지역 수출 품목 중 반도체 비중이 최근 크게 높아졌다.
인천지역 수출 품목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4년 3.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7%, 올해 1~10월 17.2%로 급증했다. 주력 수출품목이었던 자동차(12.8%)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지난해 9월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전문기업인 스태츠칩팩코리아가 인천공항 자유무역지대에 들어서면서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반적인 산업 파급 효과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제조 과정은 크게 설계(팹리스)-제조(파운드리)-후공정(패키징 및 검사)로 나뉜다. 전 세계적으로는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성장률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스태츠칩팩코리아는 전 공정을 마친 반도체를 수입해 후공정 처리 후 다시 수출하는 임가공 생산 방식이 주 업무다.
게다가 인천에는 반도체 재료업체 1곳과 장비업체 4곳만 가동되고 있으며, 생산물량이나 규모도 타지역보다 적다.
이 때문에 통관 통계 기준으로 수출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반도체 산업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생산 비중은 여전히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은 인천본부는 앞으로 인천 반도체 수출이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스태츠칩팩코리아가 지난달부터 신규 공장을 새로 만들고 시설을 확장하고 있으며, 앰코테크놀로지도 내후년 송도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지역 반도체 생산·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인천본부는 “지역 반도체 산업이 아직은 일부 업체에 편중돼 있다”며 “지역 내 반도체 관련 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천시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등 지자체가 관련 기업 적극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은호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은 “공항, 경제자유구역 개발, 양호한 정주환경, 수도권 접근성 등 인천이 보유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우수기업 유치와 공급능력 확대 등 관련 산업 육성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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