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시철도건설본부의 잇따른 2호선 고장, ‘탓탓탓’ 변명으로 일관

인천시의회가 인천 2호선 부실시공 논란과 관련해 담당부서인 도시철도건설본부의 안이한 행정을 강력하게 질타했다. 철도본부는 지적되는 문제마다 책임을 피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아 의원들의 공분을 샀다.

 

22일 열린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도시철도건설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한구 의원(무·계양4)은 “발주·계약·시공·시운전·개통·개통 후 문제·문제처리 등 모든 부분에서 종합선물세트 수준의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2조 원 이상이 들어간 사업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도시철도 중 이렇게 많은 고장과 사고가 난 사례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오호균 본부장은 “무선방식으로 운영되는 인천 2호선 특성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설계를 조금 더 경험 있는 사람들이 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 의원이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시설 안전기준에 따라 전기안전커버를 다 씌우게 돼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왜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오 본부장은 “그런 내용의 지침은 없고, 승강장이나 선로 횡단로 같은 데만 설치했던 것”이라며 “점검 때 지적돼 올해 설계변경을 통해 개통 때까지는 우리가 추가설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국토부 도시철도시설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전기설비는 충전부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충전부분이 불가피하게 노출되는 전기설비는 사람이 접촉할 수 없도록 방호설비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브레이크 패드의 잦은 교체에 대해서도 지적이 반복됐다. 임정빈 의원(새·남구3)은 “브레이크의 내구연한이 6.5개월인데, 운행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벌써 수백 개를 교체했다”면서 “제품이 불량한 것인지, 어떤 게 문제가 되는지 확실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본부장은 “곡선으로 된 노선도 27개로 많고, 내려가는 구간도 있어서 그만큼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이게 전체 이유가 아니고 편마모가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의혹도 있다. 아무튼, 신분당선 등 다른 노선과의 비교는 적절치 않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수많은 문제에도 책임을 지는 이가 전혀 없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오 본부장은 “시공사 나름의 책임도 있고, 우리(도시철도건설본부)도 나름 고생하고 있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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