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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식 칼럼]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 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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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식 칼럼]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 시켜라

최종식 미디어전략실장 choi@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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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추천한 국무총리에게 내각통할권을 주겠다는 박대통령의 제안을 야 3당이 거부했다. 대통령 권한 문제에 대한 해석의 차이다. 국무총리는 헌법에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국정을 총괄한다’라고 명시돼 있는데 박대통령의 제안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대통령이 지시를 하지 않겠다는 부분이 빠지면서 허수아비 총리를 국회가 추천해 달라는 말로 해석한 결과이기도 하다.

 

김병준 교수를 총리로 지명한 뒤 헌신짝처럼 버린 박대통령이 지명 절차만 바꾼 국회 총리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솔직히 똑 부러지게 “권한을 이양하겠다.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2선으로 물러 나겠다”고 하면 될 것을 이전의 사과처럼 말 꼬리를 흐린 것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권력을 유지하려는 것이 치욕스럽다. 그런데 이같이 불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배경에는 새누리당이 있다. 국회의원 수를 양분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마지막까지 권력을 지지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래야 검찰 수사도 적당히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들의 분노는 대통령만큼이나 새누리당에게도 향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하는 짓이 가관이다. 당 대표의 얼굴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욕지거리가 터져 나오는데도 듣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정국을 정리한 뒤 물러나겠다며 치맛자락을 붙잡고 또 다른 친박들은 권력의 줄을 놓칠까 전전긍긍하며 중립내각이 헌법을 위반할 수 있다며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을 보지 못하고, 언론의 지적을 해독하지 못하는 새누리당은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이성이나 공감이 전혀 없는 듯하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마당에도 의원직 하나 내던지는 자가 없다.

 

나라를 망친 주체가 또다시 정국수습을 위해 기웃거리는 것 자체가 구역질이다. 새누리당이 대통령에게 줄을 서고 있는 한 이 난국은 해결되지 않는다.

 

박대통령을 당의 후보로 추천하고 당선시킨 뒤 함께 권력을 누려온 새누리당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탈당하지 않는 박대통령을 출당시켜라. 개인적인 비리도 출당시키는데 국가를 농락한 자를 왜 출당시키지 않는가? 또 그동안 스스로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친박이라며 맹종해 온 의원들도 함께 출당시키고 합리적인 보수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새누리당을 지지해 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대한민국이 위기다. 미국의 질서도 변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새누리당이 사적으로 누려 온 권력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결단해야 할 시기다. 개혁군주 정조는 지식인들은 公이라는 명분으로 私를 취하는 자들이라고 질타했다.(公中之私) 소인들은 드러나게 이익을 추구하기에 덜 위험하고 지식인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잘 드러나지 않기에 더 위험하고 피해는 오래간다고 했다. 국민들은 공을 말하며 사를 취한 자들에게 물러나라 요구하고 있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자네가 아는데 어찌 아는 자가 없다고 하는가.(天知 地知 子知 我知 何謂無知)

야권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다. 맹자는 전쟁 중에 50보 도망간 병사가 100보 도망간 병사를 역적이라고 꾸짖을 수 있는가( 五十步百步)라고 물었다. 도망간 거리를 떠나 도망간 사실 자체는 같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국민들은 야당을 一十步百步 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당리당략에 따라 섣부른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 책임이 무섭다면 정권을 잡을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30년 만에 찾아온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에 찬물을 붓지 말아야 한다.

 

최종식 미디어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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