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오폐수 유입 가능성 추정
시청직원은 “수온 역전현상에 무게”
5일 오전 11시께 찾은 화성시 비봉면에 있는 비봉습지공원(47만㎡)을 흐르는 동화천 수문 앞. 피투성이가 된 채로 폐사한 수 백여 마리의 물고기들이 포댓자루 10여 개에 담기고 있었다. 1t가량의 물고기가 폐사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하천 주변에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특히 폐사한 물고기 가운데 길이 30cm 이상의 큰 물고기가 대다수였다. 붕어와 잉어, 동자개 등 민물고기는 물론 뱀장어와 참게 등 주로 하천 밑바닥에 서식하는 종도 포함됐다.
현장을 처음 목격한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62)는 지난 4일 오후 7시께 이곳을 찾았다가 물고기들이 대량으로 떠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고, 현장에 온 시청 공무원들과 함께 4시간여 동안 죽어 있는 물고기를 수습했다.
최씨는 “당시 죽은 물고기들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며 “하천 밑바닥에 사는 큰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에 비춰볼 때, 누군가 이날 오후에 무거운 성분이 든 오·폐수를 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물속 산소농도가 보통 9~10㎎/L인 동화천이 오전엔 2.85㎎/L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아, 산소부족이 물고기 집단 폐사의 주요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시청 관련자들은 오·폐수 유입보다는 수온역전현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온역전현상은 물 표면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무거워진 물이 아래에 있던 온도가 높은 물과 위아래가 바뀌는 현상이다.
시 관계자는 “수온역전현상으로 땅속에 있던 오염물질들이 물에 풀리면서 물속 산소량이 낮아져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그 이유로는 동화천 상류 주변으로는 공장은 없고 논밭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온역전현상보단 오·폐수 유입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박용순 한국수자원공사 시화관리처 환경관리팀장은 “수온역전현상은 대기온도가 5도 미만으로 떨어지는 늦가을~초겨울쯤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는 이른 시기”라며 “수온역전현상 때문에 집단폐사가 발생했다면 주변 다른 천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날 오전 동화천 표본을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소에 의뢰했으며, 결과는 1주일 이상 소요될 예정이다.
박수철·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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