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정비이월 비행 급증, 항공기 지연 및 정비 부실 우려 커져

인천공항 MRO 단지 조성 시급

항공기 ‘정비이월 비행’이 급증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제때 항공기 정비를 할 수 있도록 수요가 집중돼 있는 인천국제공항에 항공정비(MRO)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의 ‘최근 3년간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인천) 정비이월 비행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1만917건, 지난해 1만2천280건, 올해 8월 기준 9천670건(전년 동기대비 18.1% 증가)으로 증가추세다.

 

정비이월 비행이란 항공기 외피 등에 일부 고장이 생기더라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정비를 다음으로 미루고 비행하는 것이다.

 

최근 3년동안(2014~2016.08)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이 1만7천594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나항공 7천681건, 제주항공 2천171건, 에어부산 1천850건, 이스타항공 3천31건, 티웨이 488건, 에어인천 52건 순으로 집계됐다.

 

정비이월은 정비시간이 부족하거나 정비부품 또는 대체할 항공기가 없는 경우 항공기 지연이나 결항을 최소화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비이월이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항공기 지연이나 결항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항공기 정비로 인한 지연은 2014년 714회에서 2015년 840회로 늘었다. 항공 안전장애도 늘었다. 최근 3년간 항공 안전장애는 2013년 116건, 2014년 108건, 2015년 128건으로 매년 100건이 넘는다.

 

저가항공 등 항공수요가 크게 늘면서 항공기 운항횟수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항공정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기 MRO 시장규모가 민수·군수 포함 2조5천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정비수요가 1조 원이 넘는다. 특히 인천공항은 연간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41만회나 될 정도로 항공기 정비수요가 많지만 MRO 인프라는 미흡하다. 그나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체적인 MRO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자체물량만 소화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만 국내 저가항공에 제한적으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는 항공기 정비 부실을 우려하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원욱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화성을)은 “항공안전 위험은 계속 증가하는데 항공기 안전을 책임지는 정비는 홀대받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최인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부산사하갑)은 “정비이월은 정비부실이 될 수 있다. 항공기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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