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의 KBO리그 경기가 열린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경기를 앞두고 조범현 kt 감독은 박경수를 따로 불러 타격 자세를 지도했다. 직접 공을 던져주며 “히팅 포인트가 너무 앞당겨졌으니 조금 뒤로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조 감독의 지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에도 박경수를 향해 “간결하게 치라”고 독려했다.
이를 지켜보던 kt 관계자가 귀띔했다. “감독님께서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를 따로 지도하시곤 해요. 문상철, 유민상 등도 얼마 전 타격 지도를 받았죠. 오늘은 박경수 차례인 모양입니다.”
박경수는 앞선 2경기에서 안타 하나 때리지 못했다. 열 차례나 타석에 들어섰지만, 볼넷을 4번 얻어냈을 뿐 시원스러운 타구 생산에는 끝내 실패했다. 이 같은 부진에 대한 이유로 박경수도 히팅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어깨가 빨리 열리는지 공이 방망이에 너무 일찍 걸리네요.”
박경수는 이어 또 다른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사실 잠을 별로 못 잤어요. 28일 광주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집에서 딸이 태어났다고 연락이 왔어요. 수원에 돌아와 훈련·경기 시간 외에는 계속 와이프 곁을 지켰죠.”
이날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의 기온은 33도.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몸이 축 늘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면 부족까지 겹쳤으니 컨디션 조절이 온전히 될 리 만무했다. 하지만 박경수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이었다. “아이가 둘인 아빠가 야구를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 묻어나는 한탄이었다.
박경수는 “오늘 2안타 이상 때리면 선수단에 커피를 쏘겠다”고 했다. “홈런까지 치면 피자까지 포함하려고요. 이렇게 뭐라도 걸어야지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경수는 이날 3번·2루수로 선발출장한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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