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를 표방하는 인천국제공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환승객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인천국제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인천국제공항 환승객 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환승객은 358만7천16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4만1천626명보다 15만4천명(-4.1%) 가량 줄어들었고 동남아를 제외한 모든 주요노선에서 환승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일본과 중국, 호주 등 대양주 환승객이 올해 상반기 각각 8만2천명(-15.5%), 6만7천명(-13.0%), 2만6천명(-10.2%) 줄어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인천공항 환승객이 감소하는 이유는 저가항공사의 급성장과 일본과 중국 등 인접 공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하네다공항 국제선과 나리타 국내선 노선을 강화해 일본 환승객이 한국 등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과 대양주 국제선 직항을 확충해 국내외 환승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인천공항 환승객 감소는 메르스나 세월호 사태 등 돌발적인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앞으로도 환승객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천공항공사는 우선 환승객을 늘리고자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핵심 환승노선 50개를 정해 해당 노선에서 환승객이 증가한 항공사를 대상으로 성과금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하반기 실적을 평가해 총 31억~46억원 가량을 지급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핵심 환승노선에서 12만4천명 가량 환승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장거리 노선이나 신규취항 노선, 공급부족 노선 등 30개 노선을 전략노선으로 지정해 내년 말까지 해당 노선에 취항하는 항공사에는 입출항 비용을 3년간 전액 면제해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환승이 감소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환승 수요 촉진정책도 추진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중국의 경우 온라인 여행사 비중이 77%나 될 정도로 온라인 여행상품 구매가 활성화돼 있는 점을 활용해 중국 온라인 여행사와 연계한 환승상품을 개발하고, 올해 2천500만명 가량 방문이 예상되는 일본은 아시아 지역 여객이 일본행 항공편 직항 노선 대신 인천공항을 거치는 항공편으로 유도하는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인천과 서울관광이 가능한 무료환승투어를 운영하면서 연간 약 6만명의 환승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일에는 인천공항 취항 항공사와 인천공항 환승객 증대 종합대책 이행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 환승객을 늘리려면 항공사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내년 말 개관하는 제2여객터미널 등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해 환승객을 유치하는데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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