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도시’ 간판 빼앗기나… 인천 ‘표류’ 부산·포항 ‘순항’

인천, 왕산마리나 조성 불구 지원금 환수논란 수년째 개장 차질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개장 이어 마리나 시설 아낌없는 투자
포항, 운하 완공 여세몰아 크루즈 운영… 등대박물관과 시너지

▲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평균 350척 이상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재개발사업을 거쳐 2018년까지 628척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확장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평균 350척 이상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재개발사업을 거쳐 2018년까지 628척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확장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해양레저도시 경쟁에서 인천이 한 발 뒤쳐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인천에 특화된 해양레저 인프라를 서둘러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와 인천시, 인천항만공사 등은 최근 포항과 부산의 주요 해양·항만시설을 둘러보고 인천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했다.

 

포항의 경우 지난 2014년 완공한 포항운하가 포항을 새로운 해양도시로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포항운하는 오염이 심각해진 포항 동빈내항을 되살리고자 형산강 입구에서 동빈내항까지 1.3㎞ 물길을 다시 뚫어 만든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00억 원, 국비 322억 원, 경상북도 160억 원, 포항시 180억 원 등 총 1천6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현재 포항크루즈(유람선)를 운영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2014년 3월 개장이후 45만명이 다녀가는 등 흑자를 내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운하 인근에 해양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포항에는 국내유일의 등대박물관인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부산은 인천보다 해양레저산업이 훨씬 앞서있다.

부산에는 지난 2012년 1천142억 원을 들여 만든 국립해양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부산국립해양박물관은 해양문화, 해양역사·인물, 항해선박, 해양생물, 해양체험, 해양산업, 해양영토, 해양과학 등 해양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해양박물관으로서 일일평균 관람객 3천840명, 지난해 연간 관람객 107만여명, 누적 관람객(5월23일 기준) 465만8천명을 넘어섰다.

 

해양관련 박물관은 부산과 포항 외에도 충남 서천에 해양생물자원관이 있으며, 경북 울진 해양교육과학관, 충북 청주 해양과학관 등이 건립중이다.

 

특히 부산시는 마리나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평균 350척 이상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재개발사업을 거쳐 2018년까지 628척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확장될 예정이다. 250척 규모의 해운대 운촌마리나는 올해 심의를 거쳐 사업이 확정되고, 200척 규모의 부산 북항재개발단지 마리나는 부산항만공사 주도로 추진, 2019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인천은 국·시비와 민간자본 등 1천500억 원을 들여 왕산마리나를 조성하고도 지원금 환수논란이 일면서 수년째 개장도 못하고 있다. 국가 거점마리나 육성사업에도 빠져 있다. 그나마 경인아라뱃길에 소규모 요트계류장과 유람선이 운영되고 있지만, 유람선의 경우 서울까지 왕복하려던 계획이 어긋나 반쪽운영에 그치고 있다. 중앙정부에 수도권지역 국립해양박물관을 인천에 건립하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성사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은 “개항도시인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 일대 국립 해양시설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부산이나 포항 등과는 차별화된 생태계나 해양산업 등을 전반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해양시설을 인천에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