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16대 임금 인조(仁祖·재위 1623∼1649)가 모셔진 파주 장릉(坡州 長陵)이 최초로 일반인에 개방된다.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는 오는 17일부터 일반에 무료로 시범 개방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적 제203호인 파주 장릉에는 인조와 첫 번째 왕비인 인열왕후(仁烈王后) 한씨가 함께 잠들어 있다. 지금까지 문화재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인조는 임진왜란 중인 1595년 태어났고 광해군이 폐위되면서 왕위에 올랐다. 광해군의 중립외교 정책을 버리고 반금친명(反金親明)을 추진했다가 정묘호란(1627년)과 병자호란(1636년)을 겪었다. 병자호란 때는 청 태종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항복하는 수난을 당했다. 그 후 1649년(인조 27)에 창덕궁 대조전에서 55세로 세상을 떠났다.
인조의 장릉은 원래 파주 운천리에 있었는데, 장릉에 화재가 자주 일어나고 뱀과 전갈 등이 석물 틈에 집을 짓는 변이 계속되자 1731년(영조 7)에 현재의 자리로 천장했다.
옛 장릉의 석물과 천장하면서 다시 세운 석물이 같이 있어 17세기와 18세기의 왕릉 석물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천장하면서 병풍석을 둘렀는데, 병풍석에는 기존의 구름문양과 십이지신상을 대신해 모란꽃과 연꽃 문양을 새긴 것이 특이하다.
이번 시범 개방과 함께 한 달 동안 왕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알기 쉽게 보여주는 ‘왕릉공감-세계유산 조선왕릉’ 사진전도 열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시범개방 결과를 토대로 관람환경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전면개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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