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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논단] 중국이라는 열차와 달리기 경주
오피니언 인천논단

[인천논단] 중국이라는 열차와 달리기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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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국의 독보적인 1위 교역국이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의 24.4%, 수입의 21.7%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규모이니, 수출경제가 먹여 살리는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하다. 그러한 대중국 수출이 사실은 2011년 이후 1천400억불 규모로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작년에는 1천370억불, 올해는 1천300억불 초반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막상 중국의 대외 수출규모는 4월에 11%로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중국의 경기가 연착륙을 거쳐서 다시 성장하고 있으며, 심지어 다른 나라의 대중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중국 경제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되지 않는가 한다.

 

중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보면 자신감에 차 있는 것을 느낀다. 이런 자신감은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1인당 GDP는 8천240달러고, 우리나라는 1992년에 8천422불이었다. 그러나 올해초 중국 정부 발표를 보면 산동성은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초과해 1만달러 이상 되는 성시가 누적으로 10개가 됐다. 베이징, 상하이, 텐진은 2만달러에 가깝다. 인구 1천300만의 선전시는 2014년에 이미 2만4천달러를 넘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1만달러, 2010년에 2만달러를 각각 넘어섰고, 올해에는 2만6천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을 서로 다른 속도로 달려가는 31개의 성과 시로 이루어진 열차로 보면 어떨까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중국이라는 열차의 차량중에서 맨 앞에서 가장 빨리 가는 기관차보다 약간 빠른 승용차 정도에 해당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갖는 대중국 경쟁력 또는 존재의 이유는 이 기관차보다 빨리 갈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본다. 31개나 되는 성시가 있으니, 우리가 앞 선 부분고 있고, 뒤쳐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은 아주 안이한 생각이다.

 

중국 선전시의 화창베이는 한때 중국 짝퉁의 본산지로 유명했다. 그러나, 텐센트, ZTE 등 세계적 반열의 중국 토종 IT기업들을 키워냈고, 지금은 중국 제조업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 효자품인 휴대전화를 보면, 지난해 말부터 중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 5위로 밀려났다. 

휴대전화뿐 아니라 가전에서도 마찬가지고, 제조업 전반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려면 중국이라는 열차의 기관차를 항상 우리 뒤에 둔다는 각오로 세계적인 최신 기술과 트렌드에 맞게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중국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산업분야를 보면 우리나라가 아예 설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더욱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휴대전화 외에도 도저히 기술로 따라잡힐 것 같지 않은 반도체 마저 위험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중 수출 주종목은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고, 주수입 종목도 반도체다. 우리나라는 첨단 반도체를 수출하고, 조금 떨어지는 것은 수입하는 반면, 중국은 첨단 반도체는 수입하고, 조금 떨어지는 것은 내수로 조달하는 모양새다. 

중국정부는 300조원 반도체펀드를 구성해 기술개발에 나섰고, 세계적 반도체 회사를 M&A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삼성잔자와 하이닉스가 중국 정부 차원의 경쟁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견딜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또 다른 분야를 예로 들면 중국은 전기자동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자동차의 엔진관련 부품 전체가 기계류에서 전기류로 바뀔 뿐 아니라, 전장부품 비율도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결국은 자동차 부품업체의 통폐합이 초래되고, 전혀 새로운 업체가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쟁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특히, 자동차 부품 제조 중소기업이 많은 인천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은 당면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하루 아침에 이런 변화가 오지는 않겠지만, 오늘날 누구나 사용하는 휴대폰이 2G 아날로그폰에서 구글과 애플이 지배하는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노키아 등 세계적인 휴대폰 회사들과 부품사 및 관련업체들이 줄도산하는 데에 5년이면 충분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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