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은 27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며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역투했다. 주권은 4회 2사 후 이택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6회 임병욱과 8회 김하성·홍성갑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8대0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첫 승리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5㎞가 찍혔다.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두루 섞어 7회까지 공 69개로 막았을 정도로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데뷔 첫 승리를 완봉승으로 장식한 것은 주권이 역대 20번째다. 2011년 4월 1일 KIA 소속이던 트래비스 블랙클리가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마지막으로 기록한 뒤 5년여 만이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이명우(롯데)가 2004년 9월 22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서 기록한 게 마지막이었다. 20명 중 무사사구 완봉승은 주권이 처음이다.
주권은 축구감독인 아버지를 따라 축구를 하다가 야구로 종목을 바꿨고,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12세이던 2007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했다. 청주중을 거쳐 청주고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주권은 kt가 1군 데뷔를 앞두고 선발한 2015년 신인 우선지명 선수로 발탁돼 프로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첫 승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주권은 2015년 1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8.51로 높았다. 5경기 중 2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는데, 이 경기에서 모두 패전했다.
주권은 올 시즌에도 초반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5이닝에 가까워지면 크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차례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넘긴 경기는 5.1이닝 2실점을 기록한 4월 27일 롯데 자이언츠전 한 번뿐이었다. 주권은 그 경기에서도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날 쾌투로 주권은 KBO리그에서 24번째 경기이자 10번째 선발 등판 만에 데뷔 첫 승리를 거두는 감격을 맛봤다.
주권은 경기 후 "5이닝만 잘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변화구 제구가 너무 잘 돼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며 "초반 타선이 많은 도움을 주어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동료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주권이 많지 않은 선발 경험에도 개인 통산 첫 승과 팀 첫 완봉이라는 기록을 세워 대견하고 축하한다"고 기특해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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