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인천사무소 문 닫는다
강도높은 구조조정… 운영비용 절감위해 본사에 흡수통합
인천항 원양노선 개발 위축 우려… 경영 호전돼도 복귀 미지수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1977년 5월 인천에 만든 기업이다.
조 회장은 1969년 국내에서는 생소한 컨테이너선을 처음 도입했다. 같은 해 인천항에 한진 컨테이너터미널을 착공한 뒤 1974년 처음으로 민자부두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1977년 컨테이너선 중심의 대형 해운회사를 목표로 한진해운을 설립했다. 지금은 전 세계 30여 개의 해외 현지법인, 4개 지역그룹 산하 200여 개의 해외지점을 두는 등 말 그대로 대형 해운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해운업계 불황과 6조 6천여억 원에 이르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결국, 한진해운의 모태가 있던 인천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에서는 한진해운 철수에 대한 서운함을 표출하고 있다.
지역의 한 원로는 “비록 지금은 본사가 서울에 있다지만 한진해운의 시작은 인천이었다”며 “(한진해운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천을 떠난다고 하니 매우 섭섭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한진해운의 인천항 원양노선 개발이나 마케팅 등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은 인천항에서 45개 노선 중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 2개 노선을 타 선사와 공동운행하고 있다.
물동량 등을 기준으로 보면 한진해운이 인천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 개장한 인천 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HJIT)을 놓고 보면 전체 3개 항로 중 2개 항로를 한진해운이 운영하고 있고, 현대상선과 함께 인천~미주·유럽 노선 등 원양노선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한진해운 인천사무소가 없어지더라도 기존 노선이나 마케팅 등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경영난에 인천사무소 철수까지 겹치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이 인천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사정이 나아지더라도 다시 인천으로 복귀할지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 한진해운 측은 “인천사무소가 하던 업무는 모두 정상적으로 이관돼 진행할 것”이라며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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