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문과대학 교수 보직사퇴… 구조조정 내홍 갈수록 악화

9개 학과장 전원 “물러나겠다” 교수회, 일방적 추진 거센 반발
오히려 ‘교육의 질’ 저하 지적 최총장 “발전방안 향후 논의”

구조조정 내분을 겪고 있는 인하대학교(본보 11일 자 7면 등)가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단식을 진행하는 총학생회장은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고 있고, 구조조정 대상인 문과대학 교수들은 학과장직 등 보직을 내려놓으며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인하대 문과대는 최근 9개 학과 학과장직을 맡은 교수 전원이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인하대 교수회는 지난 18일 비상대의원회를 열고 구조조정 강행을 문제 삼았다. 교수회는 “최순자 총장은 교내 구성원과 합리적인 논의 없이 대학본부가 독단적으로 계획한 구조조정안을 토대로 229명 정원 재배치 학칙개정(안)을 공시했다”며 “교수회는 비민주적 태도로 일관하는 총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회는 또 최 총장이 학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교수회는 “지난 13일 공시한 학칙개정안은 229명 정원 재배치와 단과대학 구조조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학칙 제54조 제2항에 따라 대학교수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임에도 일방적으로 공시한 것은 학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교수회는 “비합리적이고 졸속인 정원조정으로 인해 정원이 감축되는 학과는 물론 증원되는 학과도 교수 1인당 학생 수, 강의실 및 기자재 등 인적·물적 교육여건이 악화돼 교육의 질적 저하와 학교발전 저해가 우려된다”며 “수일 동안 단식 중인 총학생회장을 방관하는 것은 학생을 보호해야 할 교육자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을 저버린 것과 같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적 학교 운영을 요구하며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던 인하대 총학생회장 주영광 학생은 지난 18일 통증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태가 악화되자 인하대 측이 구조조정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으나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총장은 이날 학내 구성원에게 전체 이메일을 보내 “2017년 입학정원 이동 인원을 원래 계획인 154명에서 64명으로 줄이고, 향후 구성원과 함께 인하대 특성화 및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학칙 위반 지적은 교수회가 일부 조항을 잘못 이해해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하대 교수회와 학생들은 구조조정 결과보다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수회는 향후 전체 총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결정하기로 했으며, 총학생회도 교수회와 보조를 맞춰 반대집회 등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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