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스타] kt wiz 유격수 박기혁, 커리어 하이를 향하고 있는 방망이

▲ 박기혁
▲ 박기혁

지난 14일 프로야구 kt wiz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경남 마산구장. 

0대0으로 맞선 3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kt 9번 타자 박기혁(35ㆍ유격수)이 NC 이태양이 던진 113㎞ 커브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좌익수 뒤쪽 관중석에 떨어지는 비거리 110m짜리 홈런포. 올 시즌 개인 첫 대포이자 지난해 8월5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84일 만에 나온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지난주 박기혁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이날 NC전 홈런 포함 5경기에서 17타수 6안타를 때려 타율 0.353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이었다. 이 기간 kt는 박기혁의 활약에 힘입어 2승1무2패, 5할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박기혁은 지난 2000년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15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수비는 안정적이었지만, 방망이가 시원찮다는 평가가 늘 꼬리표처럼 따랐다. 2014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 유니폼을 갈아입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애초 타격이 약한 데다가 전성기 연령대를 지난 그가 신생팀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 부호였다. 


하지만 박기혁은 성적으로 입증하며 이 같은 우려를 씻어냈다. 그는 올 시즌 개인 역대 최고 수준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타율이 0.292로 커리어 하이인 2008년 0.291을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50타석 이상 소화한 시즌에 타율 0.250을 넘긴 적이 네 차례에 불과한 그였다. 30대 중반에 들어서 타격이 이렇게 급등하는 경우는 드물다.


박기혁은 홈런을 많이 생산하는 거포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 주로 8, 9번 하위타선에 배치돼 상위타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박기혁이 때리는 안타가 많으면 많을수록 kt의 공격 흐름은 매끄러워질 가능성이 높다.

조성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