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이 진짜 소심할까? 당연하다고 믿는 물음에 ‘왜’라고 질문하는 <우리는 왜?>
‘A형의 소심하다’ ‘대머리는 정력가다’ ‘뚱뚱한 건 자기 관리를 안한 탓이다’.
우리가 사실로 단정짓는 내용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대해 물으면 ‘그렇다’ 혹은 ‘그럴 것’이라고 답한다. 정말 A형은 소심하고, 대머리는 정력가일까. 뚱뚱한 건 자기 탓을 안한 것일까.
<우리는 왜?: 일상이 바뀌는 29가지 궁금증>(페이퍼로드 刊)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사실에 ‘왜’라는 물음을 던진다.
‘예쁘면 정말 취직이 잘될까’ ‘왜 SNS를 할수록 외로워질까’ ‘남자는 유전자 때문에 일찍 죽는다고’ 등 우리의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물음을 던지고,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 보여준다.
가령, 한국 사회에서 대머리는 종종 조롱거리가 된다. 심지어 공짜를 좋아하거나 인색하게 굴면 대머리가 된다고 말하는 편견도 있다. 하지만 서양 문화권에서 대머리 남자는 섹시한 이미지, 운동을 잘할 것 같은 남자라는 이미지를 갖는다. 동일한 문제라도 관점의 차이가 얼마나 다른 인식으로 바뀌는지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책의 1장은 ‘젊은이들은 왜 섹스를 안 하려고 할까’같은 발칙한 질문으로 우리의 일상을 낱낱이 해부하고 편견을 파헤친다.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지만 야동은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통해 사회 문제를 조명한다. 또 혈액형이 사람의 성격을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여전히 A형은 소심하다’고 믿고 심지어 트리플 A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입증되지 않은 현상들이 맹목적인 편견이 되는 원인을 다양한 접근을 통해 파악하고 분석한다.
제2장에서는 ‘왜 내가 없을 때 내 욕을 하는 걸까’ ‘한국 드라마에 출생이 비밀이 많은 까닭은’ ‘집안일을 분담할수록 이혼율이 높다’ 같은 질문 통해 한국 사회에서 유별나게 두드러지는 특수한 현상의 실체와 내막을 신랄하게 까발린다.
제3장에서는 ‘SNS를 하면 할수록 외로워지는 까닭’ ‘힐링 콘텐츠가 간과하는 것들’ ‘유명인들은 왜 일찍 운명을 달리했을까’의 질문을 통해 개인의 심리적 상태가 사회 속에서 문화적 현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남의 불행을 보면 행복해지는 심리’ ‘점점 더 달달해지는 한국 음식’ ‘스펙이 너무 좋아도 취직이 안된다’ 등에 대해 점점 변화하는 사회 현상을 조목조목 짚는다.
마지막 5장에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한국 사회의 굴레에 대해서 날선 질문을 던지고 있다. 소수의 슈퍼스타가 99%를 다 가져가는 승자독식의 고리, 암울한 현실에도 짱돌을 들지 않고 침묵하는 젊은이들을 최근에 불거진 ‘금수저·흙수저’ 논란을 통해 말하며 한국 사회의 암울한 현상을 독자들과 고민을 나눈다. 값 1만2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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