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학과 부학회장 ‘빗나간 전통’
남자선배 예비군훈련 뒤풀이 자리
신입 여학생 참여 권유 ‘성희롱 논란’
인천대학교의 한 학과 부학회장이 남자 선배들의 예비군 훈련 뒤풀이에 신입 여학생을 참여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인천대 등에 따르면 A 학과 3학년 부학회장 B씨는 지난 22일 같은 학과 1학년 여학생 31명을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방에 초대해 “5월 3일은 예비군 훈련일이다.
그날은 우리 과 오라버니들이 군인 아저씨로 변신하는 날이며, 매년 예비군 훈련이 끝나면 뒤풀이로 1학년 여학우 분들과 같이 놀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남자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고학년이랑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친해지겠냐”며 “1학년 말고 다른 여자선배들은 참석하지 않으니 마음껏 놀 수 있다”며 뒤풀이에 참석할 것을 권유했다.
이 글은 인천대 내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여학생들은 ‘성희롱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학과 여학생 C씨(19)는 “예비역 선배들 뒤풀이에 여자들만 오라고 해 깜짝 놀랐다. 특히 선배의 메시지에 사실상 강요적인 느낌을 받았다”면서 “뒤풀이에 와서 술 시중 들으란 말인데,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댓글도 ‘우리가 술집 여종업원이냐’, ‘예비군 훈련을 한 복학생과 신입 여학생들이 왜 술자리를 함께해야 하냐’, ‘이런 악습 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항의가 잇따랐다.
문제가 불거지자 A 학과 학회장은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불쾌감을 느꼈을 수도 있는 신입생 여학우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고학번 학생들과 신입생 여학우들이 친해질 기회가 적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고, 참여도 자율적이었다. 앞으로 이 행사는 폐지하겠다”고 밝히며 공식 사과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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